美 중동특사 "이·헤즈볼라 전쟁 '단번에' 끝낼 방안 강구 중"

기사등록 2024/10/22 02:39:15 최종수정 2024/10/22 09:10:16

"안보리 결의안 1701호, 전쟁 끝내기에 충분치 않아"

악시오스 "이, 미국에 '헤즈볼라 직접 감시' 요구"

[베이루트=AP/뉴시스] 21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헤즈볼라가 운영하는 금융기관 '알카르드 알하산'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파괴된 현장에 이 기관의 문서들이 흩어져 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 헤즈볼라가 운영하는 '알카르드 알하산' 여러 지점을 타격했다. 2024.10.21.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중동 특사가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전쟁을 '단번에' 끝낼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21일(현지시각) 말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아모스 호흐스타인 미 백악관 특사는 이날 베이루트에서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 등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01호는 더 이상 전쟁을 끝내기에 충분치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01호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접경에서 교전 행위 전면 중단을 촉구하며, 양국 국경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제시한다.

특히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지상전을 막기 위해 레바논군과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이 레바논 남부에 배치된 유일한 군대가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결의안이 지난 2006년 채택된 이후 헤즈볼라를 비롯한 여러 무장단체가 철수를 거부하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였다.

이에 대해 호흐스타인 특사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결의안 1701호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그것이 공정하고 정확하며 투명하게 이행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새로운 메커니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레바논 정부 및 이스라엘 정부와 협력해, 가능한 한 빨리 이 갈등을 끝낼 방안을 찾고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호흐스타인 특사는 "레바논의 미래를 가자 지역의 다른 분쟁과 연결하는 것은 레바논 국민에게 이익이 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헤즈볼라가 가자 전쟁 휴전을 레바논에서의 휴전 조건으로 내건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한 셈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종전을 하는 대신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를 직접 감시하겠다는 의견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20일 복수의 미국 관료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 같은 조건이 담긴 서한을 미 행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서한엔 이스라엘군이 자국 국경을 넘어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직접 헤즈볼라의 재무장과 군사 인프라 재건을 감시하고, 그 같은 조짐이 보일 시 적극적인 집행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요구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자국 공군이 레바논 영공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고 미국 측에 요구했다.

다만 이 같은 이스라엘의 요구는 레바논과 국제 사회로부터 동의를 얻어내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레바논의 주권을 심각하게 훼손할 가능성이 있으며,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01호와도 정면 배치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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