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완수 웹케시그룹 부회장
기업 자금·금융 AI 비서 'AICFO' 출시…워크 스타일·시장 혁신 이룰 것
"PC 화면 아닌 말로 일하는 시대"…"CEO·CFO용 SW 시장은 블루오션"
"LLM 넘어 애플리케이션 춘추전국 시대 온다…자금·금융 에이전트 넘버원 자신"
윤완수 웹케시 그룹 부회장(61)가 지난 22일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다. 웹케시는 최근 AI 자금비서 서비스 'AICFO'를 내놨다. 이 서비스는 자금관리 솔루션 전문기업인 웹케시가 3년간 100억원을 AI 사업에 투입해 개발한 첫번째 결과물이다.
음성으로 묻거나 텍스트로 질문을 던지면 본사·지사 등 회사 명의로 보유한 계좌 입출금 내역을 비롯해 금융·자금 데이터를 수집, 자금현황을 실시간 보여주는 서비스다. AI 기술을 활용해 자금흐름을 예측·분석할 수도 있다.
윤 부회장은 "최고경영자(CEO)·최고재무책임자(CFO) 등 경영진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가령 "지금 가용자금이 얼마나 있어"라고 물으면, 전체 회사 계좌 및 예적금 펀드·대출 잔고 등을 분석해 수초 내에 답을 내놓는다. 일일이 자금팀 직원을 호출할 필요가 없다. 직원들이 다 퇴근한 저녁에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업의 횡령 사고를 예방하거나 대응하는데도 유용하다는 게 윤 부회장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1억원 이상 출금 내역 알려줘"라고 말하면, AICFO가 "10월 22일 1억 이상 출금 건은 총 3건, 3억2100만 원입니다"라는 식으로 알려준다. 사전에 미리 조건을 설정해두면 물어보지 않아도 AICFO가 스스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가 이상 거래를 발견하는 즉시 통보한다. 윤 부회장은 "공공기관과 일부 대기업에서 벌써부터 문의가 들어올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귀띔했다.
◆모바일 앱 넘어 AI 에이전트 시대 열렸다…"모바일 시대 쿠팡·카카오처럼, AI 시대 새 강자될 것"
웹케시는 1999년 설립 이후 기업 자금관리 소프트웨어(SW) 분야 간판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기업 인터넷뱅킹서비스, 가상계좌서비스, 웹 기반 현금지급기(ATM) 등을 최초로 만든 회사로 유명하다.
"스마트폰 시대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와 같은 운영체제(OS)가 먼저 나오고, 이를 기반으로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앱)이 경쟁을 벌였습니다. 마찬가지로 AI 시대에는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버티컬 AI 에이전트(비서) 서비스들이 시장에서 우열 대결을 펼칠 것입니다."
윤 부회장은 "자금관리 분야에 특화한 버티컬 AI 서비스 영역에서 강자가 되겠다"는 각오다. 스마트폰 시대 앱 경쟁을 통해 쿠팡이나 카카오 같은 대형 플랫폼 기업이 배출될 수 있었던 것처럼 AI 시대 웹케시가 기업 자금관리 AI 서비스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부회장은 "앞으로 3년 내 사람들의 업무 스타일이 확 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는 복잡한 화면을 보고 손으로 일했다면, 앞으로는 말로 일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AI 시대의 근본 혁신은 인터페이스다. 음성인식 버튼만 누르면 AI가 스스로 업무를 해내는 에이전트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 경영진 업무지시 수행하는 AI에이전트 내놓겠다
챗GPT 열풍 이후 국내 SW업계도 'AI' 바람이 한창이다. 너도나도 'AI혁신'을 외치지만 상당수가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 AI 기능을 일부 추가하는 업스케일링 방식이다. 이와 달리 웹케시 AI 서비스가 지향하는 건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제품과 시장이다.
윤 부회장은 "지금까지 나온 SW는 직원들을 위한 업무 자동화 솔루션이 대부분이었다. CEO나 CFO 등 경영진을 위한 SW가 드물다"며 "AICFO로 이 블루오션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CFO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내놓은 이유도 그래서다. 웹케시 제품을 쓰지 않더라도 업종이나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기업 경영자들이 손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내년에는 AI가 예측과 분석을 통해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2세대 버전으로 출시한다는 목표다. 예를 들어 "올 연말 자금 예측해 줘" "금리 높은 상품 추천해 줘"라고 말하면 AICFO가 알맞은 답변을 내놓는 형식이다.
2026년까지 출시 목표로 잡은 3세대 버전은 "자금 계획 수립해 줘"와 같은 경영진의 업무 지시까지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진화시켜 나가겠다는 각오다.
윤 부회장은 "AICFO는 웹케시 기존 비즈니스 전체 매출보다 더 큰 비즈니스 잠재력이 있다"며 "우리나라의 기업 수는 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약 350만개에 달한다. 대략적으로 100만개 기업을 기준 잡아 평균 10만원 정도 계산하면 월 100억원 정도는 충분히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웹케시는 1년에 1만 개 이상의 기업이 가입하도록 서비스 프로세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부회장은 웹케시그룹 원년 멤버다. 1990년 2월 부산대학교 법학과 졸업 후 동남은행을 거쳐 1999년 석창규 회장이 설립한 웹케시에 합류해 수많은 혁신 제품 출시를 이끌었다. 부산대 동문이자, 동남은행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석 회장의 권유로 회사 설립 2달 만에 합류, 웹케시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코스닥 상장을 주도했다. 대외적으로는 재단법인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부회장으로도 활약한 이 분야 최고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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