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로보틱스 자회사로 개편…3사 경영진 "시너지 극대화"

기사등록 2024/10/21 16:50:00

3사 경영진, 기자간담회 열고 재편안 설명

변경된 분할합병 비율 발표…1대0.043 산정

"자산 효율적 재배치…회사 성장으로 주주가치 제고"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이 사업 재편과 관련해 변경된 분할합병 비율을 밝히고, 그 목적과 시너지 효과 등을 설명했다. 2024.10.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두산그룹이 사업구조 재개편을 위해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 회사와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신설 법인으로 인적분할한 뒤 이를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해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두는 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 개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 회사의 기업 가치가 상승하게 되면 주주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3사 최고경영진은 21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산의 효율적 재배치를 통해 투자여력을 높이고, 연관 있는 사업 분야를 묶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각 사의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회사 가치를 빠르게 성장시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부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옮기는 사업 재편과 관련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두산밥캣 프리미엄 반영…"주주에 더 많은 주식"
이날 두산그룹이 공시한 변경된 합병 비율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의 경우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기존 75.3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기존 3.15주)를 받게 된다.

이는 비율 변경 전에 비해 주주들에게 더 많은 주식이 돌아가게 되는 것으로, 보유하게 되는 주식가치가 지난 7월11일(이사회) 종가 기준 단순 환산할 경우 기존 안보다 약 39만원 증가하는 셈이다.

시장 관례에 따라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 기준으로 책정했던 기존 두산밥캣 분할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꾸고 또한 시가만 적용했던 신설 투자법인(두산밥캣을 자산으로 보유)-두산로보틱스 간 합병비율에 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분할합병비율을 변경했다"며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양사의 성장이 가속화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가치가 더욱 높아질 양 사 주식을 동시에 보유하게 됨으로써 향후 추가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영업자산을 정리해 1조원 이상의 투자여력을 확보하게 되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대형원전, 소형모듈원자료(SMR), 가스·수소터빈 등에 즉각적으로 투자해 적기에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원전의 경우 체코 2기(후속 2기 가능성), UAE 2~4기, 폴란드 또는 사우디 2기, 스웨덴이나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 2기 등 총 10기의 수주 가능성을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또,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분야에서 향후 5년간 약 62기 수주를 목표로 수립하고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지난주 엑스에너지에 대한 아마존의 5억달러(약 6900억원) 투자가 알려졌고, 뉴스케일파워도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전력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처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SMR 투자가 본격 확대되고 있어 당초 세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재편으로 확보되는 재원으로 추가 투자할 때 예상되는 투자수익률은 15%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는데, 두산밥캣을 통해 얻는 기존의 배당수익보다 기대이익이 높다"며 "2028년 기준 2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추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로보틱스 자회사 되는 밥캣…"사업 시너지 바람직"
이어서 발표에 나선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현재 두산로보틱스 매출 70%를 차지하는 북미·유럽 선진시장에서 존재감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두산밥캣의 지게차와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결합하는 '지게차-팔레타이저 솔루션' 등 즉시 실현 가능한 시너지를 포함해 향후 지속적인 기술협력과 영업망 확대 등으로 전문 서비스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산밥캣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분야는 산업용 자율작업 장비 시장이다. 건설 장비, 농업용 장비, 물류 장비 등 산업용 장비 중 자율작업 장비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33억달러(약 30조원) 규모였다.

이날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생산 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인건비가 상승함에 따라 자동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이 시장은 향후 연간 12.8% 성장해 2031년에는 612억달러(80조원)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부회장은 "이처럼 고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려면 소프트웨어 개발 및 정밀 제어, 비전 인식, AI 등 기술을 빨리 확보해야 하는데 두산밥캣의 주요 경쟁사들은 이미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두산밥캣의 하드웨어 제조 역량과 두산로보틱스의 모션자동화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능력 등을 접목해 무인화, 자동화 시장을 선점하려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를 위해서는 사업 시너지가 없는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로 있는 것보다 두산로보틱스와 모회사-자회사가 되는 쪽으로 재편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이번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과 기대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분할합병 비율 변경 등을 포함한 안건을 의결하고 정정신고서를 공시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며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를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합병하는 방안을 타진했으나 주주들의 반발과 금융당국의 연이은 압박에 8월 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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