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지간 하르트무트 횔·한경성 "가곡은 인생사와 다르지 않아"

기사등록 2024/10/21 16:48:04

가곡 음반' 달빛 노래' 듀오 앨범 발매

강릉·통영→ 22일 서울 예당서 공연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소프라노 한경성과 피아니스트 하르트무트 횔이 21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리트 듀오 음반 '달빛 노래(DER MOND: LIEDER)' 발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10.21.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인류는 모두 동일한 영혼을 갖고 있지요. 말도 이해도 다르지만 문화가 다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21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제자인 소프라노 한경성(45)과 가곡 음반 '달빛 노래'를 발매한 피아니스트 하르트무트 횔(72)은 "독일 가곡을 통해 서로가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하르트무트 횔은 리트 바리톤 피셔 디스카우와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 메조소프라노 미츠코 시라이 등의 리사이틀 파트너이자 약 60장의 디스코그라피를 통해 리트 듀오의 음악적 조화와 개념에 대한 표준을 정의한 피아노의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리트는 19세기 독일 예술가곡으로 성악과 피아노를 위한 독창 가곡을 일컫는다.

한경성과 함께 발매한 이번 앨범에는 '달'을 주제로 멘델스존, 슈만, 브람스 등 가곡부터 윤극영의 '반달', 박태준의 '가을밤'까지 총 20곡의 가곡이 담겼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소프라노 한경성과 피아니스트 하르트무트 횔이 21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리트 듀오 음반 '달빛 노래(DER MOND: LIEDER)' 발매 기자간담회에 앞서 시연을 하고 있다. 2024.10.21. pak7130@newsis.com



횔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한경성은 달을 주제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달과 밤에 관련된 가곡이 많은데 달을 주제로 한 것은 그리움과 관련이 많다"며 "많은 내용을 들려드리고 싶어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시기에 남편이 투병을 오래 했는데 달을 보면서 가곡을 많이 들었다"며 "(남편이) 다 나으면 달에 관련된 곡으로 음반을 내고 연주하면 어떨까 하는 얘기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횔은 그리움에 대해 "독일 가곡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며 "결국 벗어날 수 없는 걸 의미하는 단어이고 단어에 고통이 들어 있어 따를 수밖에 없는 단어라 가벼운 단어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횔과 한경성은 약 20년 전 독일에서 사제지간으로 연을 맺었다. 이번 앨범 발매와 국내 공연을 통해 두 사람은 리트를 연주하는 파트너가 됐다.

한경성은 "정말 오래된 사제지간"이라며 "횔 선생님은 아름다운 나무와 꽃잎에서 새어 나오는 빛을 보게 해주시는 분"이라고 전했다. "제가 못 보는 걸 더 보게 해주는, 음악에서 음정 사이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걸 알려주는 정신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는 파트너"라고 소개했다.

횔은 "젊은 음악가에게 도움 주는 일을 재밌게 하고 있다"며 "예전 위대한 음악가와 작업하든 젊은 음악가와 작업하든 전혀 차이가 없다"고 했다. 그는 "저희를 사제지간이 아닌 두 명의 아티스트라고 봐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경성은 "가곡은 음악이랑 가사가 주는 매력이 있다"며 "가곡은 인생사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메시지를 성악가가 어떻게 표현하느냐 음악이 달라진다"며 "오늘 노래를 불러도 내일이 되면 그 노래가 다르게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어떤 감정과 마음을 갖고 가곡을 대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많이 바뀔 수 있는 점이 매력"이라고 했다.

횔은 "아티스트가 어떤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 가사를 이해하고 가사 이해하면 감정을 이해하게 돼 곡이 갖는 의미를 확실히 전달할 수 있다"며 "청중과 뮤지션의 파트너십"이라 전했다.

지난 19일 강릉과 20일 통영에서 무대를 마친 리트 듀오 리사이틀은 오는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홀에서 마지막 공연을 개최한다. 공연에서는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가 특별출연해 슈베르트의 '바위 위의 목동'을 실내악으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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