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대통령, 푸틴 통화서 "가스 공급 감사"…"對러 제재 절대 불가" 천명

기사등록 2024/10/21 07:54:33 최종수정 2024/10/21 08:50:16
[베오그라드=AP/뉴시스]2019년 1월17일(현지시각) 세르비아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24.10.21.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가스 공급을 해준 데 대한 감사를 표하고 러시아에 절대 제재를 가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20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 가입 후보국인 세르비아는 서방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는 것을 계속 거부할 것이라고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이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한 후 밝혔다.

세르비아에서 우파 포퓰리스트인 부치치 대통령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2년 만에 처음 통화를 한 사실을 전하면서, "러시아와 세르비아 간의 관계와 신뢰를 더욱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우리는 오랫동안 서로를 알고 지내온 사람들로서, 친구로서 이야기를 나눴고, 10분간의 대화에는 개인적인 메모가 적혀 있고, 약한 (친서방) 지도자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부치치는 푸틴이 "세르비아에 좋은 것은 러시아에도 좋고, 세르비아인에게 좋은 것은 러시아인에게도 좋다"고 한 발언을 인용했다. 

다만 부치치 대통령은 이번 주 후반에 카잔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신흥 경제국 모임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하라는 푸틴의 이전 초청을 수락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AP가 전했다.

공식적으로 EU 가입을 원하지만 전통적인 러시아 슬라브 동맹인 세르비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동참하기를 거부했지만 러시아의 침략을 마지못해 비난했다고 AP가 전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대(對)러시아 제재를 부과하는 것이 세르비아의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부치치는 이날 푸틴과의 대화에 대해 서방에서 비판을 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세르비아는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주권 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가 "세르비아에 유리한 가격으로 충분한 양의 가스를 공급"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세르비아는 거의 대부분을 러시아산 가스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최근 공급 다각화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옛 소련 연방에 속하지 않았던 세르비아는 일요일(20일)에 수도 베오그라드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점령으로부터 해방된 지 80주년을 기념했다. 이는 주로 구 유고슬라비아의 공산당 당파와 소련의 붉은 군대(Red Army) 덕분에 달성됐다.

세르비아 당국은 수천 명이 베오그라드를 행진하며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구호를 외치면서 친러시아 감정을 과시하며 해방일을 기념했다고 AP가 보도했다.

이날 기념일을 기념하는 회의에서 부치치 대령은 러시아어로 연설을 했는데, 그는 이것이 붉은 군대에 대한 존경의 표시이며, 붉은 군대가 없었다면 "베오그라드(세르비아) 해방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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