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이그니오 고가 인수 논란 다시 제기
미국내 3000억대 동종 기업 있었지만 이그니오 인수
이그니오 인수가는 5800억원으로 한결 비싸
고려아연 "동 스크랩 확보 위한 최적의 인수"
고려아연이 이그니오 인수 당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매물로 나온 또 다른 재활용 기업이 있었는데도, 굳이 적자 기업을 비싸게 산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논란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이그니오를 인수하기 수개월 전 미국 구리 제조업체인 SA사이클링은 미국 동부지역 비철금속 재활용 업체인 PSC메탈을 390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고려아연이 인수한 이그니오 인수 가격(5800억원)보다 30% 이상 저렴했다.
비슷한 시기 호주 제철 기업인 블루스코프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본사를 둔 폐기물 재활용 기업 메탈X를 3250억원에 사들였다. 이 역시 이그니오 인수 가격보다 큰 폭 낮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PSC메탈이나 메탈X 모두 실적이 뛰어나고 자산도 많은 우량 기업이다"며 "고려아연이 3000억원대면 살 수 있는 이들 기업을 제쳐두고 당시 설립 1년 차밖에 안되는 신생 기업인 이그니오를 5800억원이나 주고 산 이유를 쉽사리 납득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그니오는 자회사인 이브이테라(EvTerra)를 통해 미국에서 전자폐기물 재활용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애틀랜타에 있는 1호 공장은 2022년 초 문을 열었고, 같은 해 11월 라스베이거스에 2호 공장을 세웠다. 지난해 4월과 9월에는 각각 시카고 공장과 텍사스 공장도 가동에 나섰다.
이 같은 이그니오 고가 인수 의혹에 대해 정작 고려아연은 "구리(동) 생산 확대를 위한 원료 수급을 위해 꼭 필요한 인수였다"는 입장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이그니오는 미국과 유럽 등 도시광산에서 전자폐기물을 수거해 동이나 금, 은 같은 금속 원료를 판매하는 회사"라며 "인수 당시 이미 프랑스에 공장이 있었고, 미국에서도 라스베이거스와 산안토니오 공장을 건설 중이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고려아연은 2028~2030년까지 동 생산량을 3만4000만톤에서 15만톤 이상으로 늘리는 계획을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원료인 동 스크랩 조달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그니오를 인수한 이유는 이런 동 스크랩 조달 능력이 탐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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