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 달러 현상금 걸고 10년간 찾아, 네이비실 20분 작전으로 제거
그의 시신은 항모에 실어 인도양에 수장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16일 사살된 것이 확인되자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사망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테러의 주모자가 제거됐음을 나타낸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신와르는 표적 공격이 아니라 가자 남부를 순찰하던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민병대와 총격전을 벌이던 중 사망했다.
2001년 9·11 테러의 주모자 오사마 빈 라덴의 최후는 어땠나.
미국 정부는 테러 직후 2500만 달러였던 현상금을 4년 후 역대 최대인 5000만 달러(약 685억 원)로 올렸다.
파키스탄 수도 인근 아보타바드 그린 애버뉴 5703번지.
약 5m의 높은 벽에 둘러싸인 3층짜리 저택이 빈 라덴의 거처로 최종 확인된 단서 중 하나로는 밖에 내건 빨래가 거론된다.
3명의 부인, 8명의 자녀, 4명의 손주와 살고 있는 것과 일치하는 빨랫감의 양을 비교한 것이다.
테러 발생 10년이 조금 안된 2011년 5월 1일 오후 2시(미국 동부시간). 스텔스 기능을 갖춘 블랙호크 헬기가 아프가니스탄 동부 잘랄라바드 비행장에서 이륙했다.
헬기에는 해군특전단(네이비 실) 23명, 파키스탄계 미국인 CIA 통역관 1명, ‘카이로’라는 군견이 탔다.
공식 작전명 ‘넵튠의 창’ 작전팀이 탄 헬기는 이륙 90분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빈 라덴이 습격에서 살해되면 지하디스트들의 순례지가 되지 않도록 바다에서 이슬람 전통 장례식을 치를 준비도 해두었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 거주지 침투 작전이 시작될 무렵 백악관 지하 상황실에서 작전을 지켜봤다.
상황실에는 브래드 웨브 공군 준장이 탁자 중앙에 앉아 있고, 오바마는 옆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모습이 공개돼 인상을 주었다. 오바마는 자신이 들어가자 웨브가 자리를 양보하려 했으나 그냥 앉아 있으라 했다.
침투 작전 시작 직후 헬기 한 대가 양력을 잃어 저택 담장 측면에 부딪혔다. 당시 조종사는 더 위험한 추락을 막기 위해 일부러 헬기 꼬리로 벽을 들이받았다고 후에 알려졌다.
긴급 투입된 대원들이 이 방 저 방을 수색하는 과정이 실시간으로 상황실 모니터에 전달됐다.
작전 개시 20분 경. ‘제로니모 신원확인……제로니모 EKIA’
제로니모는 빈 라덴의 코드명이고 EKIA(Enemy Killed In Action)는 ‘적 작전중 사살’이라는 뜻이다. 제로니모는 미국 아파치족의 용맹하고 걸출한 지도자 이름이다.
대원들은 서둘러 빈 라덴의 시신을 자루에 담았다. 손상된 블랙호크는 폭발물을 장착해 파괴하고, 근처에 떠 있던 구조용 치누크 헬기가 대신 투입됐다.
잘랄라바드로 복귀한 뒤 중앙정보국(CIA)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에서 빈 라덴임을 확인했지만 키가 188cm인 대원 한 명을 시신 옆에 눕게 해 빈 라덴의 추정 신장인 193cm와 비교했다.
오바마가 “그렇게 철저히 준비했다면서 줄자도 안 가져갔냐”고 그날 작전에서 유일하게 농담을 했다.
DNA 검사 결과는 하루 이틀 더 걸리지만 이미 헬기 추락 등으로 사건이 알려진 만큼 빈라덴의 사살 사실을 그날 저녁 공개했다.
자국 영토내에서 미군 작전이 벌어졌으나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오바마와의 통화에서 축하와 지지를 나타냈다.
“어떤 결과가 따르든 매우 좋은 소식이군요”
오바마는 그는 아내 베나지르 부토가 알 카에다 연계 극단주의자에게 살해된 일을 회상하며 진실한 감정을 토로했다고 회고록 ‘약속의 땅’에서 전했다.
오바마는 빈 라덴 사살을 발표하면서 적은 알 카에다이지 이슬람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시신은 항공모함 칼빈슨함에 실려 인도양에서 수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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