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 부산대서 울산·부산·경남교육청 국감 진행
문정복 의원, 중학생 학폭 언급 '제식구 감싸기' 의혹 제기
정성국 의원, "교육감 태도 문제, 울산교육청 감사할 것"
조정훈 의원, "휴대전화 일괄수거, 교육감 입장 분명히 하라"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올해 상반기 울산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동급생 폭행사건과 관련해 천창수 울산교육감이 국정감사 현장에서 의원들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았다. 이 밖에 갑질 조례안, 교내 휴대전화 사용 제한 등과 관련한 교육감의 입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천 교육감은 이 과정에서 두루뭉술한 답변과 원론적인 입장, 개인적인 신념 등으로 여·야의원들로부터 '불성실한 태도'라며 혼쭐이 났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18일 오전 부산대학교에서 울산시·부산시·경남도교육감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이 최근 울산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을 언급하며 "가해자 부모가 울산교육청 소속 장학사가 맞느냐"라고 물은 뒤 "가해 학생이 어떤 처분을 받았나"라고 질의했다.
천 교육감은 "특별교육 이수, 출정정지 10일, 학급 교체 등의 처분을 받았다"고 답했다. 그러자 문 의원은 "학급 교체 정도에서 끝난 것이 울산시교육청이 상당히 미온적으로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해 학생은 반성의 여지가 없다. 일부러 피해 학생이 있는 학교에 찾아가서 '걸리면 죽여버리겠다', '턱을 돌려놓을걸 그랬나'라며 서슴없이 얘기하고 다닌다. 이런 얘기 들은 적 있나"라고 반문했다.
문 의원은 "가해 학생 과거 행적이 (학폭)으로 두번이나 있었다"며 "학폭위에서는 가해학생이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그럼에도 낮은 수위의 징계를 했다. 장학사 아버지의 입김이 들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천 교육감은 "교육청 차원에서 학폭위에 개입한 바 없다"며 "다른 (학폭) 사례와 비교해서 징계 수위가 낮은 것은 아니다"라고 답하자 문 의원은 "장학사 아버지가 해당 학교에 분리조치 타당성에 대해 질문을 했다. 학교 입장은 어떻겠느냐"고 묻자 천 교육감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응수했다.
문 의원은 "울산시교육청이 이번 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지극히 실망스럽다"며 "가해학생이 심리가 불안한 상태라고 (교육청 직원이) 언론에 얘기했지만 이 학생은 이 사건 전 정신과 치료를 받은 이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천 교육감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라고 답하자 문 의원은 "오해가 아니라 그런 사실이 있다"고 고성을 질렀다.
이어 문 의원은 "교육감이 아는게 다가 아니다. 전체적으로 다 확인한 게 아니지 않느냐"며 "이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가해 학생 부모가 울산교육청 장학사이기 때문이다. '제식구 감싼다'는 의심을 들게 한다"고 질타했다.
문 의원은 "교육당국으로 하여금 (울산시교육청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학폭 사건과 관련해 여당 의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교육위 감사반장이자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은 "가해 부모인 장학사가 학교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며 "만약 개입 했으면 이해관계 충돌이고 선을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학사가 자신의 자녀 관계로 일선 학교에 전화를 거는 행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천 교육감은 "장학사로서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완벽한 이해관계 충돌"이라며 "일벌백계 징계대상 아닌가. 학폭에서 가해자, 피해자가 발생하면 교육청은 가해자 입장에서 서야 하나 피해자 입장에서 서야 하나"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교육감의 답변 태도에 대해 지적했다.
조 의원은 "교육감 발언이 말랑말랑, 별거 아닌것 처럼 넘어가려고 하고 있다"며 "책임감 있는 교육감이면 우리 교육청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송구하다로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이해관계 충돌) 관련 징계 규정이 있으면 감사 진행 중 찾아서 제출하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정성국 의원 역시 "교육감이 남의 일 대하듯 말씀하신다"며 "자신의 아이 일이라면 이렇게 태연하게 대답할 수 있느냐. 대답 태도가 왜그리 무책임 하느냐"라며 문정복 의원의 감사 요청에 동의 의사를 밝혔다.
정성국 의원은 울산시교육청의 갑질행위 예방·근절에 관한 조례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정 의원은 "전국 최초로 갑질 입법을 예고했다"며 "이 조례는 선의의 피해자 양상, 학교 내 공동체간 갈등 등 악용될 소지가 있다. 다시 한번 살펴봐달라"고 지적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휴대전화 일괄 수거를 학칙에 명시한 고등학교에 대해 인권침해가 아니라는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질의가 이어졌다.
조정훈 의원은 인권위의 인권침해 판단 여부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를 묻자 천 교육감은 "학교 내 제한에 대해 동의한다"며 "다만 일방적 지시 사항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인권위 판단이 인권침해 인지 아닌지에 대해 답해달라고 재차 물었다.
그러면서 "본인의 입장을 묻는 것"이라며 "이념적 문제가 아니다. 선생님이 지도를 하고, 학생이 사회성 배우고 지식을 배워야 하는데 핸드폰만 보고 인스타그램만 보고 있으니 교육이 안되는 것이다. 이게 교육 현실이다. 왜 입장을 못내고 있나"라고 질타했다.
천 교육감은 "학교 공동체 스스로 결정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하자 조 의원은 "휴대전화 과몰입이 술, 도박 만큼 중독성이 강하다고 학문적으로 나오고 있다. 위험한지 모르기 때문에 고민하고 계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 학교 내 제한과 관련해 학부모 간담회를 열어달라"고 제안했다.
이 밖에 이날 국감에서는 디지털교과서 예산 수급, 딥페이크 처벌, 지역경제 살리기 동참 등에 대해 질의가 나왔다.
한편 천 교육감은 이날 국감 업무보고를 통해 "배움이 삶이 되는 학교, 미래를 열어가는 교육을 지표로 삼아 탄탄한 미래역량을 키우는 교육과 꼼꼼한 맞춤형 공교육 실천, 든든한 학교공동체 문화 조성과 촘촘한 교육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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