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발견 힘든 대장암…화장실 가면 '위험신호' 보인다[몸의경고]

기사등록 2024/10/19 18:01:00 최종수정 2024/10/30 15:24:23

변비나 설사 반복, 빈혈·체중감소 의심증상

치질 선홍색·대장암은 암적색 혈변색 달라

고위험군 염증성장질환·가족력 정기검진을

[서울=뉴시스]대장암은 초기에 대부분 증상이 없어 검사를 차일피일 미루다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혈변, 배변 습관 변화, 식욕부진, 복통 등이 나타나면 몸에서 보내오는 대장암 위험신호일 수 있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4.10.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대장암은 초기에 대부분 증상이 없어 검사를 차일피일 미루다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혈변, 반복되는 변비나 설사, 식욕부진, 체중감소,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몸에서 보내오는 대장암 위험신호일 수 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모든 악성 종양을 말한다. 서구화된 식생활로 비만을 유발하는 고칼로리 음식이 대중화되면서 대장암 발병 위험이 커졌다. 2021년 기준 국내에서 총 3만2751건이 발생해 전체 암 중 2위(중앙암등록본부 통계)를 차지했다.

대장암은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가 3~4기에 이르면서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박윤영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외과 교수는 "암이 진행되면 혈변, 변비나 변의 굵기 감소 등 배변 습관 변화, 배변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느낌, 복통, 복부 팽만, 피로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이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가장 흔한 증상은 혈변이다. 국내 성인 대상의 국가검진에서도 대장암을 확인하기 위한 1차 검사로 대변 잠혈 검사를 하고, 양성이면 대장 내시경을 시행한다. 그러나 혈변도 조기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육안으로 보이기 시작할 때는 이미 대장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치질 중 치핵(항문이나 하부 직장의 정맥층이 커지고 늘어나 항문관 안 점막에 콩알 같은 덩어리가 생긴 것)에 의한 출혈은 양이 많고 선홍빛을 띠는 반면 대장암의 혈변은 주로 암적색을 보인다. 그러나 암에 의한 출혈량이 많거나 항문에서 가까운 직장암으로 인해 발생하는 출혈의 경우 다소 밝은색의 혈변을 보일 수 있어 환자가 감별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

변비나 설사가 반복되는 경우도 대장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항문과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 대장암은 직장을 막는 경우가 있어 변비가 나타나거나 변의 굵기가 작아지는 배변 습관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오른쪽 장에서 암이 발생했을 땐 배변 습관 변화보다는 빈혈이나 체중 감소를 일으키고 전신 쇠약감이 느껴질 수 있다.

대장암의 증상을 확인하고 암을 진단받았다면 환자의 상태와 병의 진행 상황에 따라 치료하게 된다. 가장 필수적인 치료는 수술로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는 수술 전후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된다. 1기 대장암 중에서도 매우 초기에는 내시경적 치료만으로 충분하지만, 그 외에는 수술을 통한 완전한 절제가 필요하다.

국내에선 복강경 수술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최소 절개로 수술 후 흉터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면서 장폐색 등 합병증의 우려가 낮다. 최근에는 대장암 중 직장암을 수술할 때 자율신경을 더욱 잘 보존할 수 있어 배뇨나 성 기능 저하 방지에 유리한 로봇 수술도 점차 늘고 있다.

대장암 수술 후에는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설사가 유발될 수 있어 지방이 적은 살코기 위주로 고기를 섭취하는 게 좋다. 수술 직후에는 장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부드러운 음식, 달걀, 고등어, 두부와 흰쌀밥을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염증성장질환이나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이라면 반드시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박 교수는 “50세 미만이어도 혈변, 반복되는 설사나 변비, 체중 저하, 피로감 등 대장암 의심 증상이 있거나, 염증성 장질환이나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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