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양책, 무조건 10조 위안 넘어야"…中연구원장 주장

기사등록 2024/10/18 15:17:05 최종수정 2024/10/18 15:46:16

SCMP, 중국 재정부 산하 재정과학연구원장 인터뷰

"미·일에 비해 부채 규모 여유 있어…아프면 고용량 약 먹어야"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올해 들어 약세를 보이는 중국 위안화 환율이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위안화 환율은 이날 중국의 부진한 수요 전망을 배경으로 상품(코모디티) 관련 통화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계속 내리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위안화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4.07.25. jini@newsis.com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중국의 경제 위기 해소를 위해서는 10조 위안(약 1923조원) 규모의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중국 정부 산하의 한 연구기관장이 내놨다고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 산하 재정과학연구원의 류상시 원장은 중국 경제에 대해 "(내수 진작을 위한)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경제가 벼랑 끝에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이 같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파격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탕감과 특별국채 등 전반적인 경기부양책에 필요한 규모에 대해 류 원장은 "무조건 10조 위안을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부양책이 실현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이기도 한 류 원장은 그동안 중국이 전통적으로 부채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지만 최근 중앙정부의 부채를 늘리면서 내수 확대에 관심을 기울이는 신호가 강해졌다고 짚었다. 올해 연간 성장 목표인 '5% 안팎'을 달성하기 위해 정책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란포안 재정부장도 기자회견에서 중앙정부가 부채를 활용하고 재정적자를 늘릴 충분한 여지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방정부의 숨은 부채를 고려하더라도 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약 100%여서 미국이 130%, 일본이 260% 정도인 데 비해 여유가 있다는 점도 제시했다.

류 원장은 "경제가 활성화돼야만 진정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아프면 약을 먹어야 하고 심지어 고용량으로 먹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소비 바우처 정책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뒤 농민공들의 도시 정착을 위한 지원에 자금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내놨다.

아울러 류 원장은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 확대를 주장하면서 "더 많은 통화 발행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 압력을 더 걱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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