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충북경찰청 국감…오송참사 집중포화(종합)

기사등록 2024/10/17 18:33:30

야당 의원들 부실 대응 질타…재발방지 요구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17일 충북 청주시 충북도청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충북도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4.10.17. juyeong@newsis.com

[청주=뉴시스] 이도근 이병찬 기자 = 1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충북도, 충북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7월 발생한 오송 궁평 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한 부실 대응 관련 질의가 쏟아졌다.

이날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충북도 국감에서는 김영환 충북지사의 오송 지하차도 참사 전후 행적이 도마에 올랐다.

행안위는 이 자리에서 김 지사의 2023년 7월14~15일 동선에 관해 집중 질의했다.

행안위는 지난해 10월에도 김 지사 등을 일반증인으로 불러 오송 참사 발생과 대응, 전후 행적에 관해 추궁했다.

이날도 행안위 야당 의원들은 김 지사의 참사 전날 서울행과 참사 당일 현장에 늦게 도착한 이유 등을 물으면서 김 지사를 몰아붙였다. 그러나 충북도의회와 지난해 행안위가 질타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비례) 의원은 "오송 참사라는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김 지사는) 점심을 한 뒤 (현장에) 갔다. 이게 사실이라면 (지사직을) 사퇴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그가 공개한 도 국감자료를 보면 김 지사는 오송 참사 당일 오후 1시8분 청주의 한 식당에서 업무추진비 카드를 썼다.

김 지사가 "비서실장과 수행비서가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해 (현장 도착이) 늦은 것"이라고 답변하자 용 의원은 "비서실장과 수행비서를 포함한 국정조사를 다시 하자"고 몰아붙였다.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충북 청주시 충북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충북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4.10.17. juyeong@newsis.com
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은 참사 발생 전날 김 지사의 '서울행 논란'을 집중 질의했다. 지난해 박진희 충북도의원이 도정질문을 통해 공개하면서 큰 파장을 일으킨 행적이다.

이 의원은 "비상 3단계 재난 상황에서 서울에 간 것은 근무지 이탈"이라면서 "서울에서 돌아온 뒤에도 (김 지사가) 재난대책회의에 참석한 시간은 고작 10분"이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를 향해 "정치적 무뇌"라는 날선 공격도 나왔다.

김 지사는 "(이 의원도) 사정을 다 알면서 너무나 터무니없는 말씀을 한다"고 발끈했으나 신정훈(나주화순) 위원장의 "국민적 의구심에 대해서는 충분히 질문을 받으라"라는 타박이 돌아왔다.

'충북도와 청주시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오송참사 시민조사위원회의 주장에 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범석 청주시장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으나, 김 지사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지금은 뭐라 말하기 어렵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송참사 희생자들에게 유감을 표하면서 재발 방지 대책 필요성에 무게를 뒀다.

국민의힘 배준영(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의원은 "잘못한 것은 반성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도지사가 재발 방지에 대해 비전을 갖고 책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것을 도민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 역시 "많은 개혁을 해도 안전이 지켜지지 않으면 사상누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했다.

감사반은 충북도 감사 후 오송 궁평 2지하차도 참사 현장을 찾아 도의 안전 대책을 확인하고, 참사 이후 설치된 안전 시설물을 점검했다.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17일 충북 청주시 충북경찰청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충북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4.10.17. juyeong@newsis.com
이어진 충북경찰청 국감에서도 오송참사와 관련해 부실한 경찰 대응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민주당 이광희 의원은 "경찰이 실효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고, 허위로 보고했다"며 "안일한 출동과 허위 입력, 허위공문서 작성과 행사 등에 대해 엄중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참사 2시간 전 112신고가 있었으나, 경찰의 위치추적 등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재난상황실을 운영하지 않고도 운영한 것처럼 허위보고하고, 오송파출소가 실제 출동여부 확인 없이 출동 처리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경찰관 14명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학관 충북경찰청장은 "재판과 별도로 비위 사실 조사와 징계가 진행 중"이라며 "이번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 치밀하게 재난안전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채현일 의원은 지난 7일 충북경찰청에서 열린 김영환 충북지사의 특별강연과 관련해 "김 지사는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피의자"라며 수사 공정성 의혹을 제기했다.

김 청장은 "수사는 독립적으로 이뤄진다"며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냉정하고 공정하게 수사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해 7월15일 미호천교 확장공사를 위해 설치한 임시 제방이 같은 날 오전 8시45분께 무너지면서 쏟아져 나온 미호강 강물은 청주시 오송읍에 있는 436m 궁평2 지하차도를 집어삼켰다.

이 사고로 지하차도를 지나던 운전자 등 14명이 숨졌다. 검찰은 충북도, 청주시청, 충북경찰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 관계 공무원과 건설업체 관계자 등 42명을 기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ulha@newsis.com, bcl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