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토사물 제거작업…일부선 다지기도"
무인기 조사여부에 "북한이 밝혀야 할 일"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북한이 지난 15일 경의·동해선 폭파 사진을 주민들에게 오늘(17일) 공개했다. 해당 사진이 우리 합동참모본부가 촬영한 영상과 비슷해 도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 영상의 북한 도용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북한 공개 보도를 현재 분석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북한 내부 사정인데 만약 그쪽 지역에서 사진을 못 찍었거나 잘못 나왔거나 하면 북한 주민에게 알려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무단으로 도용했을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북한 사회는 국제법도 제대로 잘 적용되지 않는 곳이어서 그런 것(저작권 위반)을 무시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북한이 경의선·동해선을 폭파한 게 '필연적·합법적 조치'라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했다.
북한은 15일 정오께 경의·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했다. 뒷편으로는 북한군이 카메라를 들고 폭파장면을 촬영하는 모습도 식별돼, 이튿날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런 관측과 달리 북한은 어제(16일)는 폭파 관련 소식을 싣지 않았고, 하루가 더 지난 오늘(17일) 해당 소식을 보도했다.
이성준 실장은 '북한이 하루 더 지나 폭파 소식을 공개한 배경'에 대해 "북한 내부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북한은 15일 경의·동해선 도로를 폭파한 이후 접적지역에서 추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 실장은 "엊그제(15일) 폭파한 이후 그 폭파한 지역의 도로 토사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일부에선 다지고 있고 추가 작업하는 정황들이 식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북한의 요새화 작업에 따라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침범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성준 실장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것에 대한 우리 군 조치 매뉴얼이 있다"며 "경고 방송, 경고 사격 등 절차들이 있어 각 부대에서는 그 절차를 적용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진행)하고 있는 요새화 작업이라 주장하는 사항들은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고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실장은 북한이 주장하는 무인기와 관련해 군이 조사 중이냐는 질문에 "조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양 상공에 나타난 무인기를 합참이 왜 조사를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그것은 북한이 밝혀야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 11일 저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중대성명을 통해 "한국은 지난 10월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대북전단)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이 또다시 무인기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령공에 침범시키는 도발 행위를 감행할 때에는 두번 다시 이와 같은 경고는 없을 것이며 즉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우리의 이 마지막 경고마저 새겨 듣지 않고 계속되는 도발을 감행할 때에는 끔찍한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