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끝나자 배추농가 찾아 민생행보 돌입
이르면 이달 소상공인·자영업자 간담회 추진
대여 강경 투쟁과 별개로 중도층 공략 행보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기초단체장 4명을 뽑는 10·16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텃밭인 호남을 사수하며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도 당분간 공고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 대표는 친명계 최고위원단의 대정부 투쟁과 별개로 민생을 강조하는 먹사니즘 행보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18일 민주당 관계자는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선거에서 승리하며 '호남 맹주' 자리를 지켰다"며 "리더십 우려를 불식한 만큼 공고해진 당 장악력을 발판 삼아 차기 대선 준비를 위한 민생 행보를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르면 이달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와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대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의 '긴축 재정' 정책을 비판하며 기조 전환도 재차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비임금근로자, 즉 자영업 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1만6000명 줄었다. 내수 부진 속에 올해 2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또 올해는 문 닫는 자영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선거의 민심을 받들어 정권의 퇴행을 막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데 더욱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민심을 받들어 민생회복에 정진하겠다"며 "지역 곳곳에서 주민의 삶을 바꿔내는 실적과 성과가 쌓여갈수록 우리 민주당이 국민의 더 큰 사랑을 받는 유능한 대안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책임 있는 수권정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찾은 곳도 민생 현장이었다. 키워드는 '물가'였다. 이 대표는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이 5000원을 넘는 등 '금배추'가 우려되자 전날 강원도에 위치한 고랭지배추밭을 방문했다.
현장에서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그는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농작물 수입허가권(쿼터제)을 해당 작물 재배조합에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당론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농업 생산은 들쭉날쭉하다. 그런데 정부는 가격이 폭락하면 모른 척하고, 폭등하면 수입하는데, 농민은 이래도 손해, 저래도 손해"라며 "수급을 위해 수입하게 되면 (수입업자들의) 마진이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물의 수입허가권을 해당 작물의 농가, 생산자조합 등에 부여해야 한다. 그러면 수입도 마구 하지 않을 것이고 자동 조절 기능이 작동할 것"이라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인 어기구 의원에게 "농해수위에서 법안을 준비해 달라. 당론으로 만들어서 해야 할 것 같다"고 주문했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확고한 호남 지지를 재확인함에 따라 윤석열 정권을 겨냥한 투쟁 강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이미 기존 특검법안과 함께 상설특검을 동시에 추진하며 '김건희 특검 정국'을 위해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또 전날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자 김민석 최고위원은 심우정 검찰총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탄핵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이 대표는 지도부의 강경 투쟁 노선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며 전당대회 과정에서 내세운 '먹사니즘'를 기치로 중도층 공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일종의 역할 분담으로 이 대표는 민생을 강조하고, 최고위원단은 대정부 투쟁에 목소리를 내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이 대표는 국가적 비전과 미래 성장동력 등에 초점을 맞춰 집권능력을 부각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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