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구매 위장한 수사관에 덜미…6만여명분 압수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경찰이 미국에서 대량의 마약을 밀수입해 국내에 유통시키려 한 일당을 검거해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로 유통책 이모씨 등 3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이들로부터 마약을 매수·투약한 1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마약 밀수를 주도한 해외 총책과 국내 총책에 대해서는 인적사항을 특정해 인터폴 적색수배 등 조처를 한 상태다. 이 중 국내 총책은 필리핀 수사당국에 체포돼 국내 송환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미국에서 밀수입한 케타민 1.7㎏을 국내에 유통시키려 한 혐의를 받는다.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마약 판매 일당이 구매자를 찾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판매 조직과 지난 2월 샘플거래를 통해 케타민 실물을 확보하고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이후 케타민 1.7㎏을 판매하기 위해 현장에 나타난 이씨는 지난 3월 구매자로 위장한 수사관에게 긴급체포됐다.
경찰이 제공한 당시 검거 영상을 보면 이씨는 검거 당일 오전 10시50분께 케타민 1.7㎏가 담긴 빨간색 쇼핑백을 들고 경찰 차량에 직접 올라탔다가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씨를 검거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추적 등을 통해 마약을 은닉 장소에 가져다 두는 이른바 '드랍퍼'와 중간 유통책 등을 차례로 검거하고, 이들로부터 케타민 총 1.8㎏(약 42억원 상당, 약 6만명 동시 투약분)과 합성대마 9장, 대마 21주, 엑스터시 6정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짧은 시간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마약 범죄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문 수사인력이 마약사범을 상시 단속하고 있어 반드시 경찰의 수사망에 포착·검거될 수밖에 없으므로 어떤 경우에도 마약류 범죄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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