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는 고려아연 지분경쟁…국민연금은 누구편

기사등록 2024/10/16 10:45:57 최종수정 2024/10/16 12:24:16

18일 국민연금 국감…최종 입장 밝힐듯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끝을 향해 가는 고려아연 지분 경쟁에서 국민연금의 선택이 승패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분 7%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할 수도 있고, 향후 주주총회에서 한쪽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있다. 18일 예정된 국민연금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이 관련 입장을 밝힐지도 주목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개매수에서 45% 지분율까지 확보한 영풍과 MBK파트너스 연합은 조만간 이사회 선임과 관련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사 수는 현재 13명인데 이 중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하면 모두 최윤범 회장 측 인사다.

고려아연 지분 7%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어느쪽에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은 통상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다 주총 표대결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며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의 보유목적을 지난 3월 '일반투자' 목적에서 '단순투자' 목적으로 변경했다. 투자 기업 대상에 대한 관여를 줄이고, 1주라도 갖고 있는 일반 주주들과 같은 수준의 주주권 행사만 하겠다는 의미다.

과거 고려아연에 대한 의결권 행사 내역을 보면 국민연금은 대체로 고려아연 측 안건에 찬성해왔다. 최근 3년(2022~2024년) 간 고려아연 주총 안건 35건 중 반대는 단 3건이었다.

이 중 하나는 지난 2022년엔 장현진 고문의 이사 선임에 대한 반대였다. 국민연금은 당시 "장현진 후보는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의무 수행이 어려운 자에 해당한다"고 사유를 밝혔다.

주총 전 국민연금이 23일까지 진행되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할 변수도 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한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라, 국민연금이 공개매수에 참여할 경우 의결권 있는 지분 총수가 줄어들며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의결권 기준 지분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오는 18일 열릴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의 '입'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도 고려아연 분쟁과 이에 대한 국민연금의 결정에 주목하고 있어 질문이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야당 더불어민주당은 소위 사모펀드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강한 우려를 표하며 'MBK 방지법'이라 불리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반(反) ESG(환경·사회·지배구조)적 운용사들이 국민연금 출자를 받을 수 없게 하는 법으로, 민주당이 MBK의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낸 것과도 무관치 않은 취지의 발의로 보인다.

또 최근 국감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고려아연이 '국가기간 산업'이라고 강조하며 "기업과 협의해 향후 국가 핵심 기술 지정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힘을 실은 바 있다.

한편 지난 14일 MBK·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로 5.34%의 지분을 획득하면서 지분구조는 ▲MBK·영풍 38.47% ▲최윤범 회장 및 우호지분 33.9% ▲국민연금 7.83% ▲자사주 2.4% ▲기타주주 17.4% 등으로 이뤄진다. 아직까지 국민연금이 공개매수에 참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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