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헬스케어, '그룹 심장' 월드타워서 방 뺐다…무슨일?

기사등록 2024/10/16 06:01:00

기술도용 의혹 딛고 캐즐 선보였지만 시장서 미미해

우웅조 대표 "2025년부터 수익성" 에도 인내심 짧아

롯데헬스케어 직원 대상으로 사내 구인 플랫폼 가동

[서울=뉴시스] 15일 헬스케어업계에 따르면 롯데헬스케어는 실적 부진에 사무실 이전은 물론 구성원들의 이탈도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대표 지난해 9월 사업본부장 당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롯데헬스케어 제공) 2024.10.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한때 롯데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롯데월드타워 27층을 점유했던 롯데헬스케어가 선릉역 인근 공유 오피스 한편으로 이전했다. 2022년 롯데지주가 7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할 당시 국내외 헬스케어 시장에서 롯데의 리더십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던 롯데헬스케어의 현재 위상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16일 헬스케어업계에 따르면 롯데헬스케어는 실적 부진에 사무실 이전은 물론 구성원들의 이탈도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3월 롯데지주는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헬스 케어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롯데헬스케어는 롯데의 건강 관리 사업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당시 롯데는 "롯데헬스케어는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을 기반으로 국내 웰니스 시장 선점 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플랫폼과 연계할 수 있는 오프라인 센터를 통한 글로벌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초 개인 맞춤형 영양관리 디스펜서를 개발하는 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가 CES 2023에서 자사의 제품과 유사한 제품을 출시했다며 기술 도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롯데헬스케어와 알고케어는 간 기술 분쟁은 중소기업 기술분쟁 조정을 통해 종결됐지만 롯데헬스케어는 정식 서비스 출시 전부터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롯데헬스케어는 지난해 9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을 선보였다. 이어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에서 헬스케어 경력을 쌓아온 우웅조 사업본부장을 대표로 선임하며 반등을 노렸다. 하지만 지난해 롯데헬스케어의 연결기준 매출은 8억원, 영업손실은 22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롯데지주 30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도 실적 반등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후 롯데지주가 롯데헬스케어 정리 수순에 돌입했다는 전망이 재계에서 나왔다. 롯데헬스케어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직원들의 동요를 막을 수는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 서비스인 '캐즐'을 담당하는 개발자 상당수가 회사를 떠났다"며 "이번 사무실 이전도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로 본다"라고 귀띔했다.

 우웅조 당시 사업본부장(현 대표)은 1년 전 간담회에서 "2025년 이후 수익성을 위해 본격적으로 준비하려 한다"고 했지만 롯데지주의 인내심은 짧았다.

사업 정리 위해 물리적 인원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현재 롯데그룹은 롯데헬스케어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구인 플랫폼 '인커리어'를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롯데 직원들이 다른 계열사로 자유롭게 이직하는 '인커리어'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롯데헬스케어 직원만을 위해 플랫폼을 가동한 것은 처음"이라며 "타 기업으로 이직 할 기회를 찾지 못한 직원들을 위한 그룹 차원의 조치"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사무실 이전은 롯데온, 롯데컬처웍스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도 함께 이뤄진 조치"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