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뉴시스] 정일형 기자 =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 사고와 관련, 해당 호텔 소유주 등 3명이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호텔 호유주 A(79)씨 등 3명은 15일 오전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 심사에 출석했다.
또 다른 공동 운영주 B(42)씨는 영장실질심사 포기 의사를 경찰에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날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검정색 모자와 검정색 마스크로 얼굴을 완전히 가린 채 모습을 드러낸 호텔 소유주 A(66)씨와 A씨의 딸 C(45)씨, 호텔 매너저 D(36)씨 등 3명은 "에어컨 기사와 전선 문제로 경고했는데 왜 다른 조치 안취했냐?", "화재 위험할거라 예측하지 못했나?", "방화문 평소에도 열어놨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이들의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진행되며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된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 부천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지난 8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호텔 소유주 A(66)씨와 운영자 B(42)씨, 또 다른 운영자인 A씨의 딸 C(45)씨, 호텔 매니저 D(36·여)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8월22일 오후 7시37분께 부천 중동의 한 호텔에서 불이나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사고와 관련해 호텔의 안전 관리 책임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2004년 10월 준공된 해당 호텔을 지난 2017년 5월에 인수한 뒤, 다음 해인 지난 2018년 5월께 전 객실 에어컨 교체 과정에서 공사 난이도·영업지장 우려 등을 이유로, 전체적인 배선 교체 대신 노후 전선을 계속 사용하도록 결정했다.
당시 에어컨 설치업자는 기존의 에어컨 실내·외기 전선의 길이가 짧아 작업이 어려워지자 기존 전선에 새로운 전선을 연결하면서 슬리브 등 안전장치 없이 절연테이프로만 허술하게 마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에어컨 A/S 기사가 전선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수차례 권고했음에도 불구, 호텔 관계자들은 근본적인 배선공사 없이 방치했다.
경찰은 또 에어매트 낙하 추락사한 투숙객 2명과 관련해 ▲경사와 굴곡으로 인해 고정이 용이하지 않은 점 ▲여성이 급박하게 뛰어내리던 중 매트의 모서리 지점으로 낙하해 매트가 전도된 점 ▲남성은 전도 상태인 매트에 추락함으로써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바닥에 튕기면서 사망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소방의 책임으로 돌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발생과 피해 확산에 책임 있다고 판단한 호텔 소유주 등 관계자 4명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화재는 지난 8월22일 오후 7시39분께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했으며 이 불로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번 화재는 810호 객실 에어컨의 실내·외기 연결 전선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했고, 열려있던 810호 객실 문과 비상구 방화문을 통해 화염과 연기가 급속하게 복도와 9층으로 확산되면서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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