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러 연준 이사 "금리인하 속도 더 신중하게 해야"
뉴욕 연은 총재 "시간 지남에 따라 중립 수준으로 가야"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소폭 추가 인하 적절해보여"
14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후버 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구체적으로 월러 이사는 최근 미국 경제 호조세와 인플레이션 데이터 등이 '점진적인' 금리 인하 추세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적인 데이터를 보면 9월 회의 때보다 금리 인하 속도를 더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고 전했다.
연설 후 진행된 토론에서도 월러 이사는 미국 경제가 "적정 수준"에 있으나, 최근 지난 10일 발표된 미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등 물가상승률이 냉각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 못한 데 대해선 "실망스럽다"고 표현했다.
월러 이사는 "지난 1년 반 동안 인플레이션에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그 진전은 분명히 고르지 않았다. 때때로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면서도 "다만 큰 경제 침체 징후는 거의 없고, 노동 시장은 상당히 건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업률이 4.1% 수준에서 소폭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로 떨어지는 등 예상대로 물가·고용 지표가 전개된다면, 연준이 더 이상 "의도적인 속도로" 금리를 인하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 시 '통상적인' 인하 폭을 0.25%p로 본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0.5%p의 빅컷을 단행한 바 있는데, 이를 통상 수준에서 벗어난 '의도적인 속도'로 표현한 것이다.
아울러 월러 이사는 건강한 노동 시장을 유지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커졌다며,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우려는 거의 없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FT는 월러 이사의 발언이 지난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언급한 내용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윌리엄스 총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기준금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립 수준으로 이동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는 '의도적인 속도'와 상반되는 표현으로, 기준금리 0.25%p 인하의 스몰컷을 지지한다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또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이 올해 남아 있는 2번의 FOMC에서 각각 한 차례씩 25bp 인하할 가능성에 대해 "매우 좋은 기본 사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금리인하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궁극적으로 향후 통화정책은 실제 경제와 인플레이션 및 고용 시장 데이터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여러 분기 동안 기준금리를 "소폭 추가 인하"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연준은 지난달 18일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0%로 낮췄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0년 3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금리 인하 조치다.
당시 연준은 빅컷을 발표하며 함께 내놓은 점도표를 통해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종전의 5.1%에서 4.4%로 낮췄다.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 전망치는 3.4%로 예상했다. 연말까지 50bp, 내년 말까지 150bp 추가 인하를 예고한 셈이다.
연말까지 FOMC는 11월과 12월 총 두 차례 남았다. 연준 기준금리에 대한 기대를 대변해주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내달 회의에서의 스몰컷 단행 가능성은 86.8%로 반영됐다.
빅컷(기준금리 0.5%p 인하) 가능성은 0%로 수렴한 상태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3일께엔 27.0%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현재 투자자들은 그 가능성을 배제해 둔 상황이다.
시장은 동결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연준이 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변동하지 않을 기대감도 13.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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