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고려아연 지분 5.34% 확보…의미 있는 성과"[종합]

기사등록 2024/10/14 18:34:01 최종수정 2024/10/14 18:56:16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1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건물 내부 안내문에 고려아연 안내문이 놓여 있다. 고려아연은 이날 8시 종로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한다고 이사진들에게 통보했다. 2024.10.11. ks@newsis.com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영풍과 MBK 파트너스가 14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끝내고 지분 5.34%를 추가로 확보했다.

영풍-MBK는 기존 지분에 더해 총 38% 이상 지분을 갖게 됐다. 의결권 기준으로는 46% 이상으로 과반에 육박한다.

사실상 영풍-MBK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은 것이다.

영풍 측은 곧바로 고려아연 이사회에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하고, 이사수 확대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MBK 연합이 이날 끝난 지분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지분은 5.34%로 집계됐다. 기존 지분 33.13%와 더하면 총 38.47%다.

영풍 측은 당초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최소 6.98%에서 최대 14.61%의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이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고려아연이 기존 자사주 2.4%에 더해 현재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결권 기준 영풍 측 지분은 46% 이상으로 훌쩍 오른다.

현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 측이 우호 지분 등을 합해 33.99%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 보유주는 7.83%를 가지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MBK의 공개매수를 막기 위해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다"며 "만약 고려아연이 약속한대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면 오히려 영풍과 MBK 연합의 지분율이 더 과반에 가까워져 유리해진다"고 분석했다.

MBK 파트너스는 이날 공개매수 완료 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MBK 파트너스·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로서 경영지배를 공고히 하고 투명한 기업 거버넌스 확립을 통해 고려아연의 지속 성장과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선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중단을 위한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3조원이 넘는 대규모 차입 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는 고려아연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영풍-MBK 연합이 시도한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어느 쪽도 완전한 승리를 이루지는 못했다. 영풍정밀은 최씨 일가가 경영을 맡은 계열사로 고려아연 지분 1.85%를 들고 그동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로 불려 왔다. 

영풍과 MBK는 향후 주주총회에서 최윤범 회장 측과 '표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임시 주총은 이사회 결의 사항이어서, 바로 열리지는 못할 전망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진은 13명으로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모두가 최윤범 회장 측 인사다.

만약 이사회가 임시 주총 개최를 거부하면, 영풍-MBK 연합은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일단 주주총회가 열리면, 연합은 이사수 확대 등을 통해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정상 고려아연 임시 주총이 올해 안에 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아마 내년 1~2월 임시 주총과 3월 정기 주총이 연달아 열리면서 양측이 치열한 표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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