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강제 징병에 반항하는 우크라 청년 '포착'(영상)

기사등록 2024/10/15 00:00:00 최종수정 2024/10/15 14:27:15
[서울=뉴시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무기뿐만 아니라 병력 부족에 직면한 우크라이나가 올해 4월 징병 강화 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일부 청년들이 군 징병관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영국 텔레그래프)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전쟁이 장기화에 따른 병력 부족에 직면한 우크라이나에서 일부 청년들이 군 징병관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14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징병관들이 지난 주말 수도 키이우의 레스토랑, 클럽, 바, 콘서트장 등을 급습해 일부 남성들을 강제로 군에 편입시켰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군 징병관들이 몇몇 청년들의 팔을 양쪽에서 붙잡고 강제로 끌고 갔다.

끌려가던 청년들은 "제발 나를 놔달라"며 애원하는가 하면 "내게서 떨어져"라고 외치며 저항했다.

징병관에 맞서면서도 두려움에 얼굴이 일그러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군 관계자들은 청년들을 끝까지 붙들고 데려갔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25~60세 사이의 모든 남성은 군에 자원입대할 수 있고, 18~60세 남성은 출국이 금지돼 있다.

우크라이나는 2년 넘게 이어진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병력이 부족해진 상황을 해소하고자 지난 4월 징집 대상 연령을 현행 27세에서 25세로 낮추고, 병역기피 대상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징병관들이 병력 동원을 위해 도시 곳곳을 수색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수만명의 우크라이나 남성들은 징병을 피하고자 도심으로 나가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이들은 거리를 돌아다니다 징병관의 눈에 띄는 것을 피하려고 택시로만 이동하고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것도 멈췄다.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배달 음식에 의존하고 망원경으로 바깥 상황을 망보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키이우나 르비우 같은 대도시에선 수만명이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징병관의 움직임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들이 잠적을 택한 것은 전쟁에 끌려가고 싶지 않다는 의지 때문으로 풀이된다.

NYT가 인터뷰한 우크라이나 남성들은 모두 피비린내 나는 참호전에서 죽고 싶지 않다며 두려움을 드러냈다. 또 충분한 군사 훈련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전장에 나설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NYT에 따르면 실제로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적절한 훈련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전장에 투입되는 바람에 전선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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