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4차전까지 4번 타자 맡아 15타수 무안타
6번으로 이동한 5차전에서 올 가을 첫 안타 날려
대구에선 데뷔전·프로 첫 안타·홈런 좋은 기억
[대구=뉴시스]김주희 기자 = "이제는 플레이오프를 생각해야죠."
긴 침묵을 깬 문보경(24·LG 트윈스)이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출발을 앞두고 심기일전했다.
문보경은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PO 1차전에 앞서 "더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중반부터 팀의 4번 타자를 꿰찬 문보경은 가을야구에서도 중심을 맡았다. 그러나 KT 위즈와 준PO 1차전부터 4차전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한 채 15타수 무안타 침묵을 지켰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11일 KT와 준PO 5차전을 앞두고 문보경의 타순을 4번에서 6번으로 내렸다. 잠잠하던 문보경은 4회 1사 후 KT 구원 손동현의 바깥쪽 포크볼을 받아쳐 중전 안타를 날리며 이번 가을 첫 안타를 신고했다.
준PO 5경기에서 타율 0.053(19타수 1안타)에 그쳤던 문보경은 팀이 PO에 진출하면서 만회할 기회를 다시 얻었다.
준PO를 떠올린 문보경은 "질 거라는 생각은 안 했다. 어떻게든 이길 거란 생각만 했다. (진다는) 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경기장에 지고 들어가는 거라 그런 생각은 안 하려고 했다"며 "이번에도 똑같은 마음으로 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팀의 승리는 자신했지만 좀처럼 나오지 않는 안타에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문보경은 "결과가 안 나오기 시작하면서 맞히는데 급했던 거 같다. 원래 하던 스윙을 해야 했는데 결과를 내려고 하다 보니 결과가 더 안 좋았진 것 같다"고 떠올렸다.
힘겨워하던 문보경이 준PO 5차전에서 첫 안타를 때려내자 관중석에서는 뜨거운 함성이 터지기도 했다.
"환호 소리가 많이 컸던 것 같다"며 머쓱해한 문보경은 "그 하나를 치기가 정말 어렵더라"고 답답했던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안타 하나 보다 그냥 이기는 것만 생각하려 했다. 사실 1회 (2사 2루) 첫타석에서 쳤다면 좋았을 텐데 (4회) 주자가 없을 때 쳤다"며 못내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문보경이 침묵을 지킬 때도 동료들은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팀 선배 박해민은 준PO 기간 "이번 시리즈가 아니라,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도 보경이가 해줘야 할 게 있다. 우리 선수들은 다 보경이가 언젠가는 해줄 거라고 믿고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문보경은 "못 친 만큼 쳐야 한다"고 동료들에 고마워하면서 "안타를 떠나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진루타를 쳐도 좋고, 득점권 상황에서 타점도 올리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안타를 쳐서 출루하면 좋겠지만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PO 1~2차전이 열리는 대구는 문보경에게 좋은 기억을 남긴 구장이다.
지난 2021년 5월 1일 대구 삼성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이날 1안타 1득점을 올려 자신의 데뷔 첫 기록을 모두 세웠다. 이튿날에는 대구에서 데뷔 첫 홈런으로 타점까지 신고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대구 삼성전에서 4안타를 몰아 쳐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를 작성했다.
문보경은 "데뷔했던 야구장이 여기 대구이기도 하고, 첫 홈런, 첫 안타를 쳐서 좋은 기억이 많다"며 "오늘 경기부터 다시 잘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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