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아 지수' 보고서 "127개국 중 10번째 기아국"
영양부족 전체 인구 53.5%로 전세계에서 가장 취약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북한의 기아 수준이 전 세계 127개국 중 10번째로 취약하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각) 발표된 ‘2024 세계 기아 지수’ 보고서가 밝혔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아일랜드의 인도주의 단체 ‘컨선 월드와이드’와 독일 단체 ‘세계기아원조’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은 118위를 기록했다.
소말리아, 예멘, 차드, 콩고 민주공화국, 라이베리아 등 장기 내전을 겪어온 나라들과 북한이 비슷한 정도로 기아가 심한 셈이다.
매년 발표되는 이 보고서에서 북한의 기아 수준은 계속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
올해 북한의 기아지수는 31.4점으로 ‘심각’ 단계로 분류됐으며 이는 지난해 27.8점보다 더 악화한 것이다.
지난 2000년 43.7점까지 치솟았던 북한의 기아지수는 2008년에는 30.5점, 2016년에는 26.2점으로 계속 낮아지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나빠지기 시작했다.
순위도 지난 2021년 116개국 중 21번째, 2022년 121개국 중 24번째, 지난해 125개국 중 20번째를 기록했고, 올해는 10번째로 심각한 기아국으로 평가됐다.
세계기아지수는 각국의 전체 인구 대비 영양부족 비율과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 저체중과 발육부진 비율 등을 종합해 1점에서 100점까지 점수를 매겨 산출한다. 50점 이상은 ‘극히 위험’, 35점에서 49.9점 사이는 ‘위험’, 20점에서 34.9점은 ‘심각’, 10점에서 19.9점 사이는 ‘보통’, 10점 미만은 ‘낮음’ 등 5단계로 분류된다.
북한은 이번 보고서에서 기아 상황이 ‘위험’하거나 ‘심각’한 39개국 가운데 하나로 분류됐다.
가장 열악한 곳은 44.1점으로 ‘위험’에 속한 소말리아였으며, 예멘과 차드, 마다가스카르 순이다.
특히 북한은 2021년에서 2023년 사이 전체 주민 중 영양 부족 인구 53.5%를 기록해 조사대상 127개국 중 가장 취약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영양부족을 겪고 있는 나라는 북한과 소말리아와 아이티 3개국이다.
또 북한 내 5세 미만 아동 가운데 저성장 비율이 5명 중 1명 수준인 16.8%, 저체중 아동 비율이 6.4%, 5세 이하 아동 사망률 1.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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