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승·주택 공급 부족 우려로 신축 선호
올해 서울 5년 이하 신축 아파트값 6.8% 상승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이른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 부족이 심해지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강남과 마포 등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상급지에 위치한 신축 아파트를 향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신축 아파트는 지난달 60억원의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다만 신축 아파트가 대부분 소진되고,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신축 선호현상이 주춤하고 있다.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신축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집값에 반영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신축(5년 이하) 아파트 가격은 6~8월 석 달간 5.7%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3.1%)의 두 배에 가까운 상승률이다. 이 기간 강남 등 상대적으로 집값이 비싼 지역에 있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가 강했다.
또 분양가가 더 오르기 전에 분양가가 주변 단지 시세보다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상품성을 갖춘 신축 선호도 한몫했다. 올해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0월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5469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961만원 올랐다.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환산하면, 지난해 분양가보다 6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수요자들 사이에서 신축 선호도가 커지며 실제 신축 단지에서 신고가 경신사례가 잇따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래미안원베일리 전용면적 전용 84㎡가 60억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초구 반포동 일대 신축 위주 아파트값 상승이 서울 전체 아파트값을 끌어올렸다.
한국부동산원이 10일 발표한 ‘10월 첫째 주(7일 기준)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0% 상승했다. 9월 둘째 주 이후부터 주간 상승 폭이 0.16%에서 0.12%, 0.10%로 점차 둔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6.8% 오른 서울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상승세 둔화 폭이 두드러진다. 9월 셋째 주 0.25%에서 9월 마지막 주 0.08%, 10월 첫째 주 0.07% 상승으로, 사실상 보합세로 전환했다. 올해 들어 8.7% 급등한 강남 동남권(강남 3구·강동구)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역시 전주 대비 0.08% 상승하며 보합세다.
부동산 시장에선 금융당국이 지난달부터 급증하는 가계 부채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이고, 대출한도를 줄이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본격 시행하면서 신축 수요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출 규제로 강화로 신축 아파트를 선호하는 2030세대가 주택 매입 자금 비용 조달에 부담을 느끼면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2단계 스트레스 DSR는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각각 가산금리 0.75%p(포인트)를 적용하는 규제다. 2단계 규제에서는 은행권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가산금리 1.2%p(포인트)를 적용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은 공사비 상승으로 분담금이 대폭 오르며 재건축 단지 인기가 하락했고,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겹친 결과"라며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신축 아파트 매수 심리가 다소 위축됐지만, 그렇다고 신축을 향한 주택 수요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대기 수요로 전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집값이 단기간 급등해 피로감이 쌓인 데다,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면서 실수요자들이 잠시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 대기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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