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0% 확률 뒤집기'는 없었다…KT, 가을야구 마감[준POI]

기사등록 2024/10/11 21:49:54

정규시즌 5위 최초로 WC 거쳐 준PO 진출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4-1로 패한 kt가 아쉬워 하고 있다. 2024.10.11. kgb@newsis.com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마법사들의 가을이 막을 내렸다. 프로야구 KT 위즈의 발걸음이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에서 멈췄다.

KT는 11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준PO 5차전에서 1-4로 졌다.

1차전을 먼저 잡은 KT는 2, 3차전을 내리 패한 뒤 4차전을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시리즈 전적 2승 3패가 되며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티켓을 LG에게 내줬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7전4승제)에서 LG에 1승 4패로 밀려 우승이 좌절됐던 KT는 올해도 LG에 막혀 웃지 못했다.

PO 진출을 위해 물러설 수 없던 이날, KT는 선발 엄상백(2이닝 3실점 2자책)을 일찌감치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어 손동현(1⅓이닝 무실점)~소형준(2⅔이닝 무실점)~고영표(1⅓이닝 1실점)~웨스 벤자민(⅔이닝 무실점)을 모두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LG 마운드에 묶여 3안타로 1점을 얻어낸 데 그친 타선이 아쉬웠다. 실책 3개도 패배 빌미가 됐다.

이로써 정규시즌 5위 팀 최초의 PO행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개막 전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KT는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투수 고영표, 외야수 배정대 등 주축 선수들이 연이어 부상 이탈하며 힘을 쓰지 못했다.

매번 시즌 초반 고전하다 중반 이후 반등하는 슬로우 스타터 면모를 드러냈지만, '올해는 힘들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5월 들어 월간 승률 3위(0.565)를 차지하며 도약하는 듯 싶더니 6월 다시 월간 승률 10위(0.440)로 떨어지는 등 크게 차고 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2020년부터 매년 가을야구 초대장을 따내며 강팀 반열에 오른 KT는 그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다툼을 펼친 끝에 SSG 랜더스와 공동 5위(72승 2무 70패)로 정규시즌 144경기를 마쳤다. 촘촘한 순위 경쟁에 패하면 그대로 가을야구 탈락인 위기에 몰린 가운데 마지막 힘을 짜내 차지한 순위였다.

KT가 선보인 '가을 마법'의 시작점이었다.
[수원=뉴시스] 전신 기자 = 9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4회말 1사 만루 kt 김민혁의 희생플라이 때 3루 주자 배정대가 홈에서 세이프되고 있다. 2024.10.09. photo1006@newsis.com

지난 1일 프로야구 최초로 실시된 5위 결정전에서 KT는 SSG를 4-3으로 누르고 극적으로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었다.

기세를 탄 KT는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진 가을야구에서도 저력을 드러냈다.

2일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WC) 1차전에서 두산을 4-0으로 누르고, 3일 WC 2차전에서는 1-0으로 이겨 준PO 진출에 성공했다.

2015년 WC가 도입된 후 정규시즌 5위가 준PO에 오른 건 KT가 처음이었다.

'최초'의 역사를 연 KT는 정규시즌 3위와 만난 LG를 상대로도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시즌 막판부터 매 경기 '내일이 없는' 위기 속에서 경기를 치른 만큼 압박감이 없을 순 없었다.

KT는 1차전을 선점하고도 2차전에서 4개의 실책을 범하며 체력적인 문제를 노출했다. 3차전에서도 기록되지 않은 실책으로 흐름을 넘겨주며 무릎을 꿇었다.

위기에서 KT는 다시 새 역사를 노렸다.

역대 5전3승제로 치러진 준PO에서 1승1패로 돌입한 3차전을 잡은 6개 팀은 모두 PO에 올랐다.

1승 1패 후 3차전을 빼앗겼던 KT는 4차전을 연장 11회 승부 끝에 가져오면서 '0% 확률'을 여는 마법을 꿈꿨다.

하지만 더 이상의 '기적'은 없었다. 최후의 승부에서 고개를 숙이며 이번 가을야구 여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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