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나올 관리비 두렵다" 가을 늦더위에 서민 전기료 가중

기사등록 2024/10/13 07:30:00 최종수정 2024/10/13 07:46:15

광주·전남 '역대 가장 무더운 9월' 기록

폭염·열대야에 에어컨 사용량 크게 늘어

9월엔 '여름 할인' 없어…서민들 어쩌나

도심 한 오피스텔의 전력량계. (뉴시스 DB)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9월에도 이어진 더위에 아이가 밤잠을 설쳤어요. 에어컨을 자주 틀었는데 전기요금이 많이 나올까 걱정입니다."

광주 북구 한 아파트단지에서 만난 A(40·여)씨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받아온 관리비 명세서를 보여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7월 전기사용량에 대한 요금이 반영된 8월 고지서를 보면 A씨 가구의 전기사용량은 지난해 549㎾h에 비해 12.6% 증가한 618㎾h였다. 전기요금은 전년(11만2260원) 대비 무려 36.9%(4만1420원) 더 많은 15만3680원이 나왔다.

9월 고지서에 적힌 전기사용량은 535㎾h로 전년(414㎾h)보다 29.2%나 급증했고, 요금은 무려 45.5%(4만3590원) 급증한 13만9450원으로 집계됐다.

A씨는 "올해는 9월에도 한여름 날씨가 이어져 에어컨을 하루종일 틀어놓는 날이 많았다"면서 "아이가 만 3살이 되면서 전기요금 감면 혜택도 받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만간 9월 전기사용량에 대한 요금이 반영된 관리비 고지서가 날아든다"며 "물가가 치솟아 안 그래도 팍팍한데 날씨까지 도와주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열대야를 피해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를 찾은 한 시민이 벤치에 누워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시스 DB) pboxer@newsis.com

'역대 가장 무더운 9월' 에어컨 사용량이 늘어 물가상승에 가계경제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9월은 여름철 할인도 적용되지 않아 예년에 비해 전기요금이 부담이 훨씬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전남 평균기온은 26.4도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으로 대폭 확충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일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진 폭염일수도 평균 8.9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평균 열대야일수도 8.7일로 역대 최다를 경신하는 등 무더위에 전기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특히 9월은 전기요금 할인이 없어 곧 다가올 전기요금 부담은 예년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주택용에는 누진제 전기요금이 적용된다. 냉방비 부담 완화를 위해 전력 사용이 많은 여름철인 7∼8월에만 전기요금 누진 구간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전기요금을 할인해주는 형태다.

7∼8월 주택용 전력 요금체계는 '300㎾h 이하'(1㎾h당 120원), '300㎾h 초과 450㎾h 이하'(214.6원), '450㎾h 초과'(307.3원)의 3단계다.

9월부터는 '여름 할인'이 끝나고 다시 전기요금 누진 적용 구간이 '200㎾h 이하'(1㎾h당 120원), '200㎾h 초과 400㎾h 이하'(214.6원), '400㎾h 초과'(307.3원) 3단계로 적용된다.
한전 협력업체 관계자가 전기요금 고지서 발송작업을 하는 모습. (뉴시스 DB) photo@newsis.com

한편 한국전력이 집계한 지난 8월 전력 판매 현황을 보면 광주·전남 118만 가구의 주택용 전력판매량은 628GW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 동월(572GW) 대비 9.8%(56GW) 늘어난 것이다.

한전이 집계하는 9월 전기사용량 공식 집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9월 118만1000가구 519GW에 비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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