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다룬 '소년이 온다' 찾는 고객 줄이어
시민들 "지역 출신 한 작가 너무 자랑스럽다"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소년이 온다' 재고 있나요?" "책은 언제 또 들어오나요?"
1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에서는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등 소설가 한강의 작품을 찾는 고객들로 붐볐다.
한국 작가 최초로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광주 시민들은 아침부터 지역 서점가를 돌아다녔고, 재고는 언제 들어오는지 문의하는 등 구입을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특히 지역 출신인 한 작가의 수상 소식에 지역민들은 더 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서점을 찾은 김경혜(62·여)씨는 "한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구매하려고 눈을 뜨자마자 서점을 왔는데 완판돼 결국 못샀다"며 "집 근처 서점 2곳을 들렀는데 없어 여기까지 왔다. 언제나 책을 살 수 있을까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쩐지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탈 것 같더라. 진짜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자 내 직감이 통한 거 같아 놀랐다"면서 "어제부터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휴대전화 카톡방이 난리다. 광주 사람으로서 한 작가가 너무나 자랑스럽고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한 작가의 시집 '오래 걸려도 상관없다'를 구매하기 위해 서점을 찾은 이미라(55·여)씨는 "인터넷으로 주문을 해놨는데 하루라도 빨리 읽어보고 싶어 왔다"며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가치 있게 작품에 반영한 한 작가의 수상이 광주시민으로서 대견하고 가슴이 벅차다"고 했다.
김현주(53·)씨는 "그동안 한 번은 봐야지 하다가 못봤던 '소년이 온다'를 이번 기회에 읽어보고자 서점을 왔는데 이미 다 팔렸더라"며 "어제 수상 소식을 듣고 눈물이 다 났다. 그야말로 '국뽕'이 차오르더라"고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수상 소식이 전해진 10일 오후부터 한 작가의 작품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이날 서점의 재고는 아침부터 모두 소진됐다.
오전 9시 문을 여는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은 개점 전부터 시민들이 줄을 서 있기도 했고, 예약 주문을 위한 고객들의 전화도 쏟아지고 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 속 국가폭력에 저항한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소설 '소년이 온다'의 경우 전날 남아 있던 재고 10부가 모두 팔렸고, 이날 오전에도 5부가 더 들어왔지만 동시에 완판됐다.
그나마 재고가 많았던 '채식주의자'도 전날 20부가 다 판매됐고, 이날 새로 들어온 10부도 개점과 동시에 동이 나기도 했다.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 직원은 "아침에 서점 문을 열자마자 고객들이 한강 작가의 작품을 찾아 재고가 금방 떨어졌다"며 "언제 얼마나 다시 입고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강 작가는 지난 10일 스웨덴 한림원 노벨상위원회의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위원회는 한강을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역사의 상처와 직면하고 인간 삶의 부서지기 쉬움을 노정한 강렬한 시적 산문'을 높이 샀다고 평했다.
한강은 1970년 11월 광주 북구 중흥동에서 태어났다.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원작 소설가 한승원의 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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