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마스크와 안경 착용…'벗어달라' 요구에 거부
조사1국장에 해임 결의, 기관장 경고 요청도
황인수 진실화해위원회 조사1국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마스크와 안경을 착용했다. 국정원 대공 수사 3급 간부 출신인 황 국장은 진실화해위원회 회의에서도 늘 마스크와 안경으로 얼굴을 가려왔다.
황 국장은 지난 6월 행안위 업무보고와 지난 7월 전체회의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참석했다. 행안위원들은 앞선 회의에서 "마스크를 벗고 회의에 배석하라"고 요구했으나 황 국장은 이를 거절하다 퇴장 당했다.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이날 "본인이 당사자인지 확인해야 국정감사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며 앞선 회의와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벗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황 국장은 "이미 여러 차례 개인정보 보호 요청을 드렸다"며 이를 거부했다. 황 국장은 얼굴 공개 요구를 거부하면서 주민등록증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일부 언론을 통해 이미 황 국장의 사진이 공개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신 위원장은 "SNS 상에 검색을 하면 정보기관이 아니라고 해도 모든 국민들이 본인의 얼굴을 검색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 증언대에 서서 마스크를 쓰고 하겠다는 고집스러운 주장은 어떤 이유로도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광동 위원장은 이에 "기관장으로서 직원 개인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을 강제적으로 벗길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회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언론에 공개된 자리에서 안 벗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진실화해위원회에 기관 경고 등 처분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마스크를 쓰고 출석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에 대한 많은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아직까지도 시정이 되지 않고 이 자리에 왔다. 황 국장의 의견을 들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수차례 문제 제기를 했고, 처리를 진실화해위원장에게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의원은 "논쟁을 할 것이 아니라 처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회 상임위원회는 국회 법에 다라 황 국장을 해임 결의 해주시고, 진화위원장은 엄중히 경고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황 국장은 "마스크 해제를 이유로 제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도움을 주신 분들의 피해가 가지 않도록 국회 차원의 약속이 된다면 저는 언제든지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며 거듭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후 신 위원장의 요구에 따라 황 국장은 퇴장 조치됐다.
오후 2시30분께 행안위 국정감사가 재개되면서 황 국장은 위원장 요청에 따라 다시 증언석으로 입장했다. 의원들은 오전에 이어 황 국장에 마스크를 벗어달라고 요청했으나, 황 국장은 재차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에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황 국장이 오전에 퇴장 이후 국감장 밖에서는 마스크를 벗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이 국회 안에 얼마나 많은 기자가 있고 직원들이 있냐. 그런데 나가면 기자들이 다 있는데 마스크를 벗는다. 이 상임위장 안에서만 못 벗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최대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신 위원장 역시 진실화해위원회 홈페이지에 황 국장이 회의하는 모습이 게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공개된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해당 사진에는 황 국장의 얼굴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노출돼 있다.
마스크 착용이 국정원 규정과는 무관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원법 어디를 보더라도, 퇴직한 후에 근무기간 동안 취득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정보를 누설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은 있지만, 마스크를 쓰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 나와 출석해야 된다는 규정은 일절 없다"고 강조했다.
황 국장은 "저를 도와주신 분들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가 있으면 지금이라도 벗을 수 있다"며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신 위원장은 "특별한 조치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위원회에 제출해달라"며 황 국장을 오전에 이어 퇴장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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