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결코 전임회장 비호하거나 사건 은폐·축소하지 않아"(종합)

기사등록 2024/10/10 16:29:36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지금은 조직안정에 우선"

"계파적 문화 잔존하는 게 사실…음지의 문화 없애야"

"회장 권한 조절이 필요…계열사 자율경영 최대한 보장"

"그룹사 전임원 친인척 신용정보 등록…윤리경영실 신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10.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최홍 우연수 기자 =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0일 "책임을 질 일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지금 당장은 조직안정과 내부통제 강화 등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조만간 사퇴할 것이냐'는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친인척 부당대출 등으로 우리금융의 신뢰를 떨어뜨린 점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금은 조직의 안정, 그리고 내부통제 강화와 기업문화 혁신을 추진할 때"라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경영진 책임을 거론한 것이 사실상의 사퇴압박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우리금융에 대한 부적절한 영향력 행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인사개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임 회장은 이 의원 질의 후에 별도의 발언 기회를 얻어 "금감원장이 우리금융에 대해 지적하신 사안과 관련해서 저는 금감원장이 우리금융 인사에 개입한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그는 "다만 최근에 금감원장의 우리금융에 대한 언급은 이번 부당대출 사건을 계기로 해서 기업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내부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이에 대한 경영진의 각성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저는 이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잘못해서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며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합병을 통해 탄생한 우리금융의 파벌 문화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라는 김현정 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우리금융이 여러 은행이 합쳐지다보니 통합은행으로서의 성격 때문에 일부 계파적 문화가 잔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24.10.10. xconfind@newsis.com
손 전 회장의 황제적 권한이 너무 막강해 내부통제가 아예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에는 "그런 측면이 있다"고 수긍했다.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할 경영진에 임 회장 본인도 포함되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파벌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는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우리은행은 통합은행의 성격, 민영화되지 못한 그런 문제 때문에 분파적이고 소극적인 문화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음지의 문화를 없애야 한다. 취임 후 혁신 문화를 고취시키고 소통과 윤리교육 강화 등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 부족하다. 더 열심히 올바른 기업문화 정립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회장의 인사권이 너무 막강하다는 민병덕 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회장의 권한을 조절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룹 전체 개혁을 위해서 자회사 임원 선임 관련 (회장과의) 사전 합의제는 폐지하고 계열사 자율경영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 우리금융의 향후 대책과 관련해서는 "친인척에 대해서 그룹사 전임원 동의를 받아서 친인척 신용정보를 등록시키겠다"며 "대출시  사후 프로세스도 엄격히 하겠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경영진에 대한 감독도 필요하다.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해 그 직속으로 윤리경영실을 만들어서 외부 전문가가 수장이 되는 외부자 감시·신고 제도를 만들겠다"며 "여신심사 관리 프로세스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여신 감리조직을 격상시켜 부적정 여신에 대한 외부자 신고 채널을 강화하고 이상거래에 대해 전산적으로 감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어 "전 계열사의 부적정 여신에 대해 정보교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제도와 시스템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기업문화가 달라져야 한다. 끊임없는 교육과 점검을 해야 하고 공정한 신상필벌이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10. xconfind@newsis.com
금감원에 대한 금융사고 보고가 미흡했다는 이인영 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우리금융은 이번 사건이 굉장히 엄중하다고 생각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책임지고 감사했다"며 "1차 감사를 실시했고 은행 내 1차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은행내 관계자들은 엄중 처벌했다. 그러고도 더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해서 9월2일부터 2차 감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그후에 금감원이 검사해서 성실히 협조했다고 생각한다"며 "결코 전임회장을 비호하거나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지 않았고 그럴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들한테 사과할 생각이 있냐는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올바른 기업문화를 정립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만약 또다시 이번 사태와 같은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거취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제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충분히 책임지겠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이상적으로 말씀드린 게 아니고 우리금융은 아주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박한 심정으로 우리금융의 내부통제를 강화고 기업문화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전직원이 갖고 있다"며 "제도, 시스템, 문화 전분야에 걸쳐 쇄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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