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독대 성사 배경은…김 여사 논란 등 여권 위기 상황 속 해법 찾기

기사등록 2024/10/10 14:11:04

'김 여사 문제' '의대 정원' 등 의제 전망

'티타임' '식사' 모든 형식 열어놓고 조율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을 마친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환담하며 산책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9.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잇따른 악재 속에 해법을 마련하고 국정 동력 회복의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 문제와 의대 정원 등 현안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10일 대통령실과 여권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0·16 재·보궐선거 이후 한 대표와의 독대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독대가 티타임으로 진행될지, 아니면 식사 자리가 마련될지, 그리고 배석자가 들어갈지 등 형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독대 요청 방식 등을 놓고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김 여사 관련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데다가 의정 갈등 등 주요 국정 현안 관련 논의가 공전을 거듭하는 상황이 장기화되자 여당 대표와 회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가 지난달 윤 대통령의 체코 순방 기간에 독대 요청을 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먼저 알려졌을 때도, 그리고 한 대표가 윤 대통령 초청으로 용산에서 당 지도부들과 만찬을 하고서 뒤늦게 참모진에게 독대를 재요청했을 때도 윤 대통령은 거절 의사를 내비치진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정이 원팀으로 소통하면서 함께 가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으나 해외 정상외교 일정과 재·보궐선거 등이 이어지면서 당장 날짜를 조율하기 어려웠던 측면도 없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여당과 긍정적인 소통이 여러 가지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 특검법이 지난 4일 국회 재표결에서 부결돼 최종 폐기되긴 했으나 이탈표가 나왔고, 야권에서는 김 여사 상설 특검을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명품가방 수수 등과 관련한 논란은 여전하다.

여기에 더해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언론을 통해 윤 대통령과 소통해왔다고 주장하고 있고,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인 김대남씨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는 등 여론 지형도 계속 불리하게 흘러가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만나 엉킨 정국을 푸는 해법을 찾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대표는 김 여사가 외부 활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만큼 이번 독대에서 김 여사와 관련한 이야기를 꺼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하는 것으로써 정국 전환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김 여사는 자신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부분을 윤 대통령이 동의할 수 있느냐의 문제인데, 그 문제를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아울러 "한 대표가 영부인의 대외 활동 문제를 놓고 하라 마라하는 이야기를 외부적으로 하는 건 도움 될 게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 문제에 관해서도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그간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까지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해, 이미 대입 전형이 진행 중이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정부 측과 대립해왔다. 당정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의대 증원, 나아가 의료 개혁 관련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아닌 누구를 만나더라도 의대 증원 문제를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의대 증원 관련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그간 현안과 관련해 입장차이를 보여온 데다가 김 여사 문제와 같은 민감한 사안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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