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21일째 삼성전자 '팔자'…역대 최장 기록 경신하나

기사등록 2024/10/10 10:06:08

역대 외국인 최장 순매도 2위 기록 타이

약 10兆 매도 폭탄…금액 기준 최대 규모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삼성전자가 2024년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 로고 모습이 보이고 있다.삼성전자는 이날 개장 전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21% 증가한 79조원, 영업이익은 274.49% 늘어난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2024.10.08.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삼성전자의 주가가 연일 바닥을 뚫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지난달 3일부터 21거래일째 '팔자' 행진이 이어지면서 역대 최장 순매도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3일부터 전날까지 21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하고 있다. 이는 역대 외국인 삼성전자 최장 순매도 기간인 25거래일(2022년 3월25일부터 같은해 4월28일까지)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지난 2006년 10월11일부터 같은해 11월8일까지 21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던 때와 타이를 이루게 됐다.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계속해서 내리막을 타고 있다. 지난 7월만 해도 8만8000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지난달 들어서는 6만원으로 낮아졌고 이달에는 '5만전자'로 회귀하는 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5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3년 3월 이후 약 1년7개월 만이다.

특히 거래일 기준으로는 아직 최장 기록에 미치지 못했지만,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판 액수를 모두 합하면 지금이 역대 최대 규모다.

실제 지난 2022년 3월25일부터 같은해 4월28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4조4217억원 순매도했던 데 반해 최근 21거래일 간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금액은 9조9831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 순매도한 금액이 8조7766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손절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10조원에 달하는 물량이 쏟아졌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어닝쇼크'를 기록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역대 최장 순매도 기록도 갈아치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아직 모멘텀이 부족해 추가 조정을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밸류에이션이 바닥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저점 매수가 유효한 구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과 시장의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 중인 개선 프로세스로 인해 목표주가를 8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며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숫자로 된 증명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도 "현 주가는 경기·업황의 둔화가 확실해지는 최악의 경우 10% 수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5만원대 중반 수준의 주가는 장기 관점에서 매수가 유효한 가격대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실적 전망 둔화, 부진한 세트 수요, 일회성 비용의 반영 등 모든 악재를 고려해도 현 주가는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있기 때문에 저점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9조1000억원의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분기 600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11분기 수준까지 급락해 있다"며 "역사적 최저점 수준의 밸류에이션이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근접하며 과거 10년 평균 하단(1.2배)을 밑돌고 있어 향후 주가의 하락 위험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스마트폰, PC 등 세트 수요 부진과 중국 메모리 업체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범용 메모리 사이클 둔화로 주가의 단기 모멘텀은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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