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에어부산, 이달 말 발리 신규 취항
경쟁 체제 형성되며 대한항공 운임 하락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국적 항공사 중 대한항공의 단독 노선이었던 인천~발리에 LCC(저비용항공사)가 취항을 시작하며 경쟁 체제가 시작됐다.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다양해지는 만큼 향후 합리적인 운임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오는 27일 국내 LCC 최초로 인천~발리 노선에 주7회 일정으로 신규 취항한다. 제주항공은 지난 5월 국토교통부 정기 운수권 배분을 통해 해당 노선 운항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운항은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그룹과 공동운항 형태로 이뤄진다.
에어부산도 이달 30일부터 부산(김해)~발리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이미 지난달 25일부터 국제선 프로모션을 통해 해당 노선에 대해 최대 94%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아직 구체적인 취항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연내 청주~발리 노선 운항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발리 노선에 대한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가격 인하에도 기대가 쏠린다. 당초 발리 노선은 국적 항공사 중 대한항공이 지난 9년간 유일하게 운항하던 노선으로 운항 시간 대비 '고운임'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당시 소비자 체감 운임은 약 100만원~150만원선이었다.
LCC의 신규 진입 이후 대한항공의 운임도 상대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운항을 시작한 지난 2022년 5월 당시 대한항공의 인천~발리 노선 운임은 최저 109만원~최대 161만원 선이었다.
반면 지난 8일 기준 대한항공 공식 홈페이지에서 11월1일~5일 인천~발리 노선 왕복 항공권 가격을 조회한 결과 75만4100원으로 조회됐다. 오는 20일부터 해당 노선 운항을 일 2회로 증편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것도 경쟁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의 운임이 과거 대비 하락하며 현재 LCC와의 가격 격차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동일한 날짜로 조회한 결과 제주항공의 왕복 항공권 가격은 66만9300원으로 대한항공과 약 9만원 차이에 불과하다.
그러나 LCC가 잦은 프로모션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가격 격차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오는 31일까지 신규 취항을 기념해 운임의 최대 50%를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편도 총액 최저 9만9300만원부터 판매된다.
항공운임이 국토부의 인가 운임을 넘어설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LCC의 가격 이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국토부는 LCC의 운임을 FSC(대형항공사)의 80% 수준으로 인가한다. 부가서비스 비용을 제거해 순수 항공운임을 제공하는 LCC의 사업 모델을 고려한 결과다.
국토부 인가 운임에서 인천~발리 노선의 대한항공 일반석 정상운임은 최저 72만4600원, 최대 184만49800원으로 책정됐다. 반면 같은 노선을 운항하는 제주항공의 경우 최대 73만3200만원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는 경쟁체제 전환이 곧 소비자에게 운임 혜택으로 돌아간다는 증거"라며 "기존 성수기 등에 따라 공급 증대가 있는 상황에서 LCC 등이 신규로 해당 노선에 참여함으로써 경쟁 강화를 통한 가격 안정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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