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사망률' OECD 국가중 3위…"폐질환 적극관리 필요"

기사등록 2024/10/09 15:01:00 최종수정 2024/10/09 19:52:16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진단율은 2.8%

국민 폐건강 위협 높지만 관리수준 낮아

낮은 폐기능 검사 시행률·흡입제 처방률

최신 생물학 제제 개발…"접근 확대해야"

[서울=뉴시스]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같은 호흡기질환은 폐기능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데, 국내의 경우 미세먼지, 고령화 영향으로 더욱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2024.01.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같은 호흡기질환은 폐기능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데, 국내의 경우 미세먼지, 고령화 영향으로 더욱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매년 10월 둘째주 수요일은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정한 '폐의 날'로, 천식, COPD, 결핵, 폐렴 등에 대한 경각심을 전달하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올해 슬로건은 '숨가쁨, 내 폐가 보내는 신호'다.

한국인의 폐는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위협받고 있다. 2023년 세계 대기 질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세계보건기구(WHO) 권장 기준보다 초미세먼지가 약 4배 높고 그 정도 또한 점점 늘고 있다.

미세먼지는 숨을 쉴 때 폐포 끝까지 들어와 바로 혈관으로 침투, 만성적인 폐 질환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실제 연구에 의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일평균 환경기준(PM10)을 초과하면 3일 후 천식 환자 내원이 27% 늘고,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입원률 2.7%, 사망률이 1.1% 증가했다.

반면 이러한 호흡기 질환에 대한 국내 관리 수준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천식 표준화 사망률(질병관리청 자료)에서 한국은 OECD(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3위를 기록했다. 입원율은 10만 명 당 65명으로, OECD 평균의 약 2배다. COPD의 경우 만 40세 이상 유병률 10.8%, 만 70세 이상은 27.3%로 집계되지만 진단율은 약 2.8%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호흡기 질환 관리에 개선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식 부족과 낮은 폐기능검사 시행률로 인한 진단 문제

천식, COPD는 외래에서 효과적인 진료가 이뤄지면 질병 악화, 입원, 심지어 사망까지도 예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두 질환 모두 폐 기능을 손상시키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호흡곤란, 기침, 가래, 가슴에서 쌕쌕거리는 천명과 흉부 압박감 등이 유사하게 나타난다.

다만 천식은 20세 이전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시간이나 계절 등에 따라 증상이 가변적이지만 COPD는 주로 40세 이후 고령에 발생하고 지속적으로 운동성 호흡곤란이 있는 게 특징이다. 이러한 증상과 경과, 폐기능검사 등으로 두 질환을 감별할 수 있다.

폐기능검사는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진단에 필수적이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적정성 평가를 통해 폐기능검사 시행률이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천식 환자의 폐기능검사 시행률은 40.1%, COPD의 폐기능검사 시행률은 74.2%이었다.

질환 인식 부문에서도 COPD 환자는 2.3%만이 유병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치료는 1.2%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식 환자의 경우 약 95%가 스스로의 중증도를 실제보다 과소평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최신 치료제 개발 등 치료환경 개선…"적극적 치료 노력 필요"

천식과 COPD는 환자 증상에 따라 단계별로 치료를 진행한다. 흡입 스테로이드, 기관지 확장제를 처방하거나 조절이 안 되면 생물학적 제제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

폐기능은 한 번 손상되면 복구가 어렵지만, 천식, COPD 같은 만성 호흡기 질환은 초기부터 적절한 흡입제를 사용하면 폐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 흡입제를 중단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지속적인 사용이 요구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가 등장하면서 기존에 제한적이었던 중증 천식 치료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흡입제 등으로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 환자에서 부작용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구 스테로이드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보험급여는 환자 접근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천식에는 다양한 표현형이 있는데 천식 환자의 약 50~70%를 차지하는 2형 염증성 천식은 급여권 밖에 놓여 있어서다.

2형 염증 생물학적 제제는 COPD 증상 조절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COPD는 기존에 승인된 생물학적 제제가 없었지만 유럽의약품청(EMA)은 올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9월 생물학적 제제를 COPD 치료제로 승인했다.

천식과 COPD 모두 2형 염증 생물학적 제제 투여를 위해서는 호산구 측정이 필수적이다. 호산구는 인터루킨-4, 13 등의 사이토카인 분비를 촉진해 2형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생물학적 제제는 이들의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기전을 통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는 "천식·COPD 같은 호흡기질환은 폐기능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데다, 국내의 경우 미세먼지나 고령화 등 영향으로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주지했다.

이어 "그러나 폐기능은 50% 이상 손상되기 전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 있어 주기적인 폐기능검사가 중요하다"며 "최근 생물학적 제제 개발과 도입 등 치료옵션이 늘고 있어 질환 인지도와 함께 환자접근성 확대를 위한 노력이 병행된다면 치료환경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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