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엔터프라이즈, 러닝화 특수에 주가도 달리네
상반기 영업익 241억…지난해 실적 뛰어넘어
CB 영구채 전환으로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전일 대비 5.70%(470원) 오른 87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7000원 초반에 머물렀던 이 회사의 주가는 10거래일 만에 25% 가량 올랐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주가 급등세는 주요 고객사 아디다스의 제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실적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회사의 영업이익은 241억원으로 이미 전년도 이익(130억원)을 뛰어넘었고, 3분기에도 흑자전환이 확실시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화승엔터프라이즈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9% 증가한 3735억원, 영업이익은 213억원으로 흑자전환 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디다스의 판매량 증가로 생산 계획이 확대되면서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공장 가동은 정상 수준(가동율 98%)에서 안정화되고 있다"며 "3분기는 전통적으로 비수기이나 올해 생산량이 분기별로 계속 증가하고 있어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 보다 더 클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4분기는 아디다스 오리지널 제품(삼바·가젤·캠퍼스 등) 생산이 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들 시리즈는 수주 단가가 기존 16.5달러에서 18~20달러 수준으로 상승해 전체 평균판매단가(ASP)와 마진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아디다스 내 신발 제조 점유율은 지난 2015년 10%에서 올해 2분기말 기준 21%까지 상승했다. 이는 아디다스의 ODM 기업 중 2위에 해당한다.
채윤석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화승엔터프라이즈에 대해 "베트남 현지 법인에 설치된 브랜드 개발 센터는 아디다스 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며 "주문에서 생산 후 납품까지의 리드 타임을 기존 90일에서 45일 수준으로 단축하며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최근 대세로 떠오르는 러닝 스포츠가 메인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면서 러닝화 특수의 대표적인 수혜를 입고 있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대규모 부양책도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중국 시장은 아디다스 전체 매출 비중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 지역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골프, 테니스와 관련된 레슨비와 고가 장비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운동화 한 켤레만 있으면 참여 가능한 러닝 동호회 및 마라톤이 대중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아디다스는 올해 들어 두 차례 연간 가이던스(실적 목표치)를 상향했고, 화승엔터프라이즈도 올해 2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다"며 "특히 최근에 발표된 중국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에선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채무상환 및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NH PEF(사모펀드)와 최대주주로부터 영구채 성격의 CB(전환사채) 투자를 받으면서 재무구조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채무상환(1100억) 및 운영자금(200억)을 목적으로 NH투자증권 PE본부로부터 1200억원, 최대주주 화승인더스트리로부터 100억원 총 1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중 1060억원 규모의 CB는 표면 만기가 30년으로 설정돼 자본 성격의 영구채로 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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