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적긁적' 가을에 심해지는 아토피…치료옵션 늘어난다

기사등록 2024/10/09 18:01:00 최종수정 2024/10/09 21:26:16

릴리, 세 번째 '생물학적 제제' 허가

내년 상반기 국내출시 목표로 준비

주사제 외 먹는 경구제도 나와있어

[서울=뉴시스] 완치하기 어려운 면역질환인 중증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제가 다양해졌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완치하기 어려운 면역질환인 중증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제가 다양해졌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로 유명한 글로벌 제약기업 한국릴리는 내년 상반기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엡글리스'(성분명 레브리키주맙) 국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출시되면 사노피의 '듀피젠트', 레오파마의 '아트랄자'에 이은 세 번째 아토피 치료용 생물학적 제제가 된다.

앞서 엡글리스는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성인 및 12세 이상 청소년 중 국소 치료제로 조절되지 않는 중등도~중증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지난달 13일 엡글리스를 중증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로 승인했다.

아토피 피부염은 피부 장벽 기능 장애, 유전적·면역학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주요 증상으로 가려움증·발진과 피부의 건조함, 피부 감염 등이 있으며 건조한 겨울철엔 이러한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이지만,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엡글리스는 염증의 주요 원인 물질인 '인터루킨-13'을 억제한다. 인터루킨(IL)-4, 13, 31 등 사이토카인을 우선적으로 생성하는 2형 보조 T세포(면역세포)의 조절 장애는 아토피 발병에서 주된 역할을 한다. 특히 인터루킨-13의 혈청 수준은 중증도와 상관관계가 있다. 엡글리스는 인터루킨-13의 신호가 전달되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아토피에 관여하는 중요한 경로를 억제한다.

임상시험 결과도 고무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중등도~중증의 아토피 성인·청소년 106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ADvocate-1' 'ADvocate-2' 임상 3상 결과, 엡글리스 투여 환자들은 16주차에 유효성 평가 1차지표인 'IGA 0 또는 1'('깨끗함' 또는 '거의 깨끗함')에 도달한 환자 비율이 각 43.1%, 33.2%였다. 위약 투여 환자군(12.7%, 10.8%)보다 높았다.

엡글리스 투여군의 'EASI 75'(습진 중증도 75% 이상 감소)도 각 58.5%·52.1%, 'EASI 90'이 각 38.3%, 30.7%로 나타나 위약군 대비 개선을 나타낸 비율이 유의하게 더 높았다. 1년간의 유지요법 후 엡글리스군의 IGA 0 또는 1 도달률은 76.9%, EASI 75 도달률은 81.7%, EASI 90 도달률은 66.4%로 16주차 대비 증가했다. 위약군 대비 높았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국내 중등도~중증 아토피 환자들에게 새로운 생물학적 치료제를 소개하게 돼 의미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인터루킨-13 저해제 '아트랄자'(성분명 트랄로키누맙)는 올해 5월부터 보험급여가 적용됐다. 이 약은 임상 3상 결과 'EASI 75' 달성 비율 56%를 기록했고, 16주 시점의 'IGA 0 또는 1' 환자 비율은 38.9%였다.

아토피 치료 생물학적 제제 중 가장 먼저인 2018년 3월 허가받은 사노피 아벤티스의 듀피젠트(두필루맙)는 2형 염증의 주요원인 물질 인터루킨(IL)-4, IL-13의 신호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아토피뿐 아니라 천식, 부비동염, 결절성 가려움 발진(양진) 등을 치료할 수 있도록 적응증이 확대된 약물이다. 세계적으로 15조원 넘는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다. 국내에선 2020년 보험급여 적용 후 매출이 급증하고 있으며, 작년 매출액이 1400억원 상당이다.

이들 주사제 외에도 먹는 경구제 형태인 JAK 억제제로 한국애브비 '린버크', 한국화이자제약 '시빈코', 한국릴리 '올루미언트' 등이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증 아토피는 다양한 치료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이질적인 질환 특성상 환자마다 양상이 다르고 효과 보는 약이 다르다"며 "치료제가 다양해지면 국내 환자의 증상 완화와 장기적인 질병 관리에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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