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애니' 남경주·송일국 "워벅스 꿈 현실로…행복한 공연"

기사등록 2024/10/07 17:39:36 최종수정 2024/10/07 17:46:33
[서울=뉴시스] 왼쪽 송일국, 오른쪽 남경주. (사진=와이엔케이홀딩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39년 전 워벅스 집 하인 중 한명이었죠. 나도 워벅스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꿈을 꿨는데 꿈이 현실이 된 거죠." (남경주)

"평생을 노래와는 담을 쌓고 살았는데 불혹을 넘겨 노래를 시작하고 이 자리까지 왔죠. 제게는 꿈과 희망을 주는 작품,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어준 작품이예요." (송일국)

뮤지컬 '애니'가 지난 1일 개막해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이 작품에서 억만장자 워벅스 역을 맡은 배우 남경주와 송일국을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애니는 1930년대 대공황을 겪는 미국 뉴욕이 배경이다. 돈 밖에 모르고 살았던 워벅스가 고아 소녀 애니에게 마음을 열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20명의 아역 배우들이 아크로바틱을 더한 안무와 재기 넘치는 연기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남경주는 "대공황이라는 힘든 시기에 고아 소녀가 나라 전체에 활력을 준다는 내용이다. 가족 뮤지컬이지만 어른들이 봐도 메시지가 강한 작품"이라며 이라며 "어린 배우들의 일사불란함, 힘든 넘버를 어른들보다 더 잘 해 낼 수 있다는 게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송일국은 "아이들이 아크로바틱을 훈련해 무대에서 날아다닌다"며 "성인 연기자가 못 쫓아갈 수준이고, 외국 어느 컴퍼니 작품과 비교해도 잘 한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배우 남경주.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1984년 시립가무단에 첫 발을 디딘 남경주는 무려 40년째 뮤지컬배우를 하고 있다. 1985년 '애니'에서는 단역으로 얼굴을 내밀었지만 지금은 주역을 연기하고 있다.

남경주는 "최종원 선배가 워벅스를, 최불암 선배가 루즈벨트 역을 하셨는데 당시 워벅스가 굉장히 멋있어보였다"며 "인물에 대한 이미지가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있었는데 꿈이 현실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송일국은 처음으로 메신저 프로필을 작품 사진으로 해둘 만큼 이번 작품이 의미있다고 전했다. 그는 "저는 중고신인이다. 애니 역을 맡은 최은영 양은 벌써 다섯 작품 째인데 저는 세 작품밖에 안 했기 때문에 농담으로 선배님이라고 부른다"며 "애니는 꾸준히 노래 연습을 하고 수없이 오디션을 본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한 작품"이라고 했다.

아역배우들이 극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그들과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경주는 "아역 배우들과 교감을 하려고 애를 쓰는데 변화하는 게 보여서 행복하다"며 "아이들에게 좋은 작용을 했구나 느낄 때는 저도 감정이 와락 더 생긴다. 관객들은 짧지만 진실 된 그런 순간을 보려고 극장에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아들의 아빠인 송일국은 여러 딸들을 만날 수 있는 공연장이 즐겁다고 했다. 송일국은 "부족한 게 많아 집에서 하도 연습을 많이 하니 아이들이 제 장면은 다 숙지를 하고 있는데, 아빠 나올 땐 재미가 없었다고 한다"며 "무뚝뚝하고 대답도 안하는 아들이 아니라 20명의 딸들이 생긴 만큼 공연장에 있는 게 행복하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배우 송일국.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많은 아역 배우와 함께 연기하는 두 사람은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꿈나무들에게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남경주는 "어린아이 답게 부모·또래 친구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악기 같은 취미를 배우면 좋겠다"며 "배우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훈련한다면 기술자는 될 수 있지만 창조적인 예술가가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송일국은 "피아노를 열심히 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결국 남는 것은 음감 밖에 없고, 정점을 찍었을 때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듯 하다"고 말했다.

공연은 10월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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