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공사업체 대표 어디에?…행안장관 "계약 문제 없어"(종합)

기사등록 2024/10/07 20:40:38 최종수정 2024/10/07 22:56:16

이상민, 행안위 국감서 모경종 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통령 관저공사 계약서? 다 지난 일이라서 안 봐"

재차 묻자 "안보상 직접 확인하기 쉽지 않았다는 것"

"일정 촉박해 절차 다소 하자…문제 없다 보고 받아"

인테리어 업체 대표 불출석…행안부 실무 출석 요구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0.07. xconfind@newsis.com
[서울·세종=뉴시스] 강지은 성소의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7일 이른바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과 관련한 행안부와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간 계약서에 대해 "다 지난 일이기 때문에 제가 굳이 보자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안부 등에 대한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21그램과의 계약 등은) 2022년 말인 예·결산 위원회와 정기국감 때 처음 인지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해당 의혹은 대통령 관저 공사를 담당한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김태영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에 힘입어 수십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행안부는 2022년 4월 초께 기획재정부로부터 대통령 관저 보수 공사를 위한 예비비를 배정 받았으며, 대통령 비서실 추천을 받아 21그램과 수의계약을 맺는 등 행정업무 지원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모 의원이 "21그램은 인테리어 업체라서 증축 시공을 할 수 없었던 것 아니냐"고 묻자, 이 장관은 "21그램은 인테리어 부분만 하고, 증축 부분은 증축 면허를 갖고 있는 업체가 따로 수행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또 "제가 보고 받은 내용은 기간 등 일정이 촉박해 절차상 다소 하자는 있지만, 허가나 안전상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며 "자격 요건을 확인한 결과, 별 문제가 없어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모 의원은 "인테리어 밖에 할 수 없는 곳에 맡긴 것 자체가 졸속이고 하자가 있는 것"이라며 "비서실에서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행안부가 해야 될 일을 해태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성회 의원은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한 행안부의 조치 여부를 묻기도 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감사 보고서에서 "대통령 관저 이전과 관련한 수의계약 자체가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주요 국가시설 공사에 자격이 없는 업체가 참여하는 등 위법·비위 행위가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장관은 "감사에서 지적된 것들을 보면 여러 행정 절차가 미비한 부분이 있어 행정 제재를 취할 것"이라며 "횡령 등 범죄 행위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그 부분에 대해 수사 의뢰 등 조치를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신정훈 위원장이 감사 시작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0.07. xconfind@newsis.com
이 장관은 다만 '다 지난 일이라 계약서를 보지 않았다'는 발언의 정확한 의미를 묻는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관저 공사에 대해 보고는 받았지만, 국가 안보상 계약서나 도면을 직접 확인하기 쉽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감사 보고서에 그 부분이 명확하게 명시돼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꼼꼼하게 확인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얘기"라고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21그램' 김태영 대표 등을 증인으로 불렀지만, 김 대표는 출석하지 않았다. 야당은 오전 국감에서 국민의힘의 항의 퇴장 속에 김 대표 등에 대한 동행 명령장 발부를 의결하기도 했지만 김 대표를 찾지 못했다.

이에 야당은 계약을 담당한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 과장 2명에 대해 추가로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다만 이 장관은 "한 명은 세종청사에, 다른 한 명은 출장 중"이라며 "출석 요구를 전달했으나 출석 여부에 대한 명확한 의사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출석 요구는) 제가 강요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행안위는 이날 표결을 거쳐 해당 실무자 2명에 대해 증인 출석 요구를 의결했다.

민주당 소속인 신정훈 행안위 위원장은 "이 문제는 국민에게 소상히 소명해 진상 규명을 해야 할 것으로, 피해서 넘기고 갈 일이 아니다"라며 "추가 일정을 잡아서라도 증인 출석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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