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한 9번 문성주·중심타선도 답답…빛바랜 LG의 계산[준PO]

기사등록 2024/10/05 17:03:32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1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LG 문성주가 1타점 내야 땅볼을 때리고 있다. 2024.06.11. lmy@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1차전 선발 라인업을 두고 밤새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문성주의 타순 때문이다. 염 감독은 2번 또는 6번을 두고 고민 중이었는데 전력분석 팀은 9번을 추천했다.

염 감독은 고민 끝에 전력분석 팀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3, 4번 타자 앞에 주자를 많이 모으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빛을 보지 못했다. 문성주가 한 번도 출루하지 못했다.

LG는 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4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PO 1차전에서 KT 위즈에 2-3으로 패배했다.

정규시즌 3위로 준PO에 직행한 LG는 1차전을 내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지난달 28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6일간 휴식을 취한 LG 타선은 시원시원하게 터지지는 않았다.

경기 초반 KT 선발 고영표에 꽁꽁 묶였다.

1일 5위 결정전, 3일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에 구원 등판해 각각 1⅔이닝, 1이닝을 소화한 고영표를 좀처럼 무너뜨리지 못했다.

염 감독이 문성주를 9번에 투입하며 나름대로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통하지 않았다.

LG의 이날 경기 선발 라인업은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김현수(지명타자)~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문성주(좌익수)로 이뤄졌다.

선발 라인업 공개 후 염 감독은 원래 문성주를 2번이나 6번 타순에 넣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전력분석 팀에서 9번을 추천하더라"며 "밤새 고민하다가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9번에 배치했다. 3, 4번 타자 앞에 주자를 많이 모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문성주를 9번 타자로 내보내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문성주 9번 카드가 얼마나 잘 통하느냐가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8번부터 2번 타자까지 순조롭게 이어지면 3, 4번 타자에게 더 좋은 찬스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성주는 올 시즌 96경기에서 타율 0.315, 출루율 0.411을 작성했다.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이 좋아 출루율이 높은 문성주와 역시 발군의 출루 능력을 갖춘 홍창기가 밥상을 잘 차려주면 올해 타점왕에 오른 오스틴 딘이 해결사 역할을 해줄 것으로 염 감독은 기대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IA 타이거즈 대 LG 트윈스의 경기, 9회말 LG 김현수가 덕아웃에서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2024.07.11. 20hwan@newsis.com
이런 효과를 노려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신민재를 2번으로 투입했다.

하지만 문성주는 염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수 땅볼로 물러났고, 5회말에도 2사 후 유격수 땅볼을 쳤다.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섰으나 2루수 땅볼을 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중심타선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흐름이 이어지지 않은 것도 LG에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올해 타점왕에 오른 오스틴 딘이 4회 추격의 적시타를 날렸을 뿐 4~6번 타자로 나선 문보경, 오지환, 김현수는 타격감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셋 중 오지환이 안타 1개만을 쳤다.

4회말 1사 2루에서 오스틴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 1-2 추격에 성공했지만, 문보경이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오지환이 중전 안타를 쳐 만들어진 2사 1, 3루에서는 김현수가 투수 땅볼로 돌아섰다.

1-3으로 뒤진 6회말 홍창기의 2루타와 신민재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가 됐으나 상대 실책으로 1점을 만회하는데 만족했다.

문보경이 삼진, 오지환이 2루수 땅볼로 돌아서 추가점이 나오지 않았다.

타선이 좀처럼 연결되지 않아 염 감독이 준PO 2차전에서 다른 선발 라인업을 들고나올 가능성도 있다.

염 감독은 "핵심 선수들의 타격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다. 타순 변화에 대해서는 들어가서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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