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 치료 음향 유익 곰팡이에 들려주자 번식 7배 빨라져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숲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돕는 땅속의 유익 곰팡이에 고요한 음향을 들려주면 7배까지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식물의 뿌리를 병균으로부터 지켜주는 미생물인 트리코데마 하지아눔 곰팡이가 고요한 음향을 들으면 성장속도가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3일 바이올로지 레터스 학술지에 실렸다.
실험실에서 확인된 이 결과가 숲에서도 통용되는 것이 확인되면 음악이 숲의 건강한 발달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열대 나무들과 산호초 등 모든 종류의 환경에서 음악을 들려주는 실험을 해왔으며 음향이 파괴된 에코시스템 복원에 효과적임이 밝혀져 왔다. 남획으로 파괴된 호주 애들레이드 해안가의 굴 환초에 녹음된 음향을 들려준 결과 굴 유충이 늘어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호주 플린더스 대 미생물생태학자 제이크 로빈슨은 유익 곰팡이 번식에도 음향이 긍정적 효과를 미칠지를 연구했다.
연구자들은 방음장치가 된 커다란 플라스틱 관 속에 트리코데마 하지아눔 곰팡이를 이식하고 유튜브 동영상에서 내려 받은 이명증 치료 음향을 매일 30분씩 들려줬다. 다른 연구에서 박테리아 번식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된 음향과 비슷한 음향이었다.
연구자들은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포자의 수와 곰팡이 접시가 얼마나 빠르게 곰팡이로 덮이는 지를 측정했다.
처음에는 큰 변화가 보이지 않았으나 3일이 지난 뒤 음향을 들려준 곰팡이의 번식이 들려주지 않은 곰팡이보다 빠르게 번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트리코데마 하지아눔 곰팡이 포자 색깔이 밝은 녹색으로 변하고 곰팡이 접시가 가득찼다. 5일째 되는 날 음향을 들려준 접시의 포자가 들려주지 않은 접시의 포자보다 7배 빠르게 성장했고 포자 배출도 4배 이상 늘었다.
음향이 곰팡이 번식을 돕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어떤 생물도 서식하지 못하는 파괴된 환경에서는 아무런 음향도 나지 않는 점을 미뤄볼 때 특정 음향이 미생물 번식을 돕거나 방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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