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서 80% 떨어진 '황제주' 엔씨소프트, 재도약 준비[급등주 지금은]

기사등록 2024/10/06 14:00:00 최종수정 2024/10/06 14:22:16

"고점 대비 주가 80%↓" 엔씨소프트, 재도약 모색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옥 전경(사진=엔씨소프트)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국내 1세대 게임주로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자리에 올랐던 엔씨소프트가 끝없는 내리막길을 걸으며 주가가 3년8개월 만에 80%나 떨어졌다. 엔씨소프트는 1998년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를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후 리니지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리니지2', 모바일 '리니지M' 등을 선보이며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대표 수익원인 리니지IP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의 후속작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해를 기점으로 엔씨소프트는 실적과 함께 주가도 추락하는 불운을 겪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강도 높은 체질 개선과 신작 출시를 통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엔씨소프트는 20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21년 2월 엔씨소프트는 104만원까지 오르며 황제주로 등극한 이후 3년8개월 만에 80% 이상 떨어진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지난 8월9일 15만6900원까지 추락하며 약 10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 하락세는 대표 IP인 리니지 관련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신작 흥행 부진, 마케팅 비용 증가, 모멘텀 부재 등 다수 악재가 반영된 영향이다. 이에 엔씨소프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 2022년 정점을 찍고,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22년 매출 2조5718억원, 영업이익 559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30.7% 하락한 1조1798억원, 영업이익은 75.4% 급감한 137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과 영업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각각 1조5814억원과 7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43.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후속작에 대한 흥행이 부진한 것도 주가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신규 게임으로 '쓰론 앤 리버티(TL)'와 '배틀크러쉬(BATTLE CRUSH)', '호연' 등을 출시했지만, 회사 실적을 크게 끌어올릴 만한 반전 카드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강도 높은 체질 개선과 다수의 신작 게임을 앞세워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 엔씨소프트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경영진 교체와 강도 높은 사업부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의 동생인 김택헌 부사장(CPO)과 부인 윤송이 사장(CSO)이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고, 사모펀드 VIG파트너스 출신 박병무 대표를 영입해 그동안 비판받던 가족 경영에서 탈피했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 신사업으로 육성하던 AI 금융 사업은 3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고, 엔트리브소프트 등 부진한 자회사들을 정리하며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힘입어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지난 8월 초를 저점을 찍고 30% 이상 반등하며 우샹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올해와 내년 리니지IP 비중을 줄이는 대신 다수의 차기작 출시를 예고해 재도약에 나설지 주목된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4분기 기대작 방치형 RPG '저니 오브 모나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에는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즈', '아이온2',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 '프로젝트 LLL' 등 대형 신작을 출시한다.

지난 2일 출시된 TL 글로벌 버전은 전세계적으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글로벌 7개국 언어를 지원하는 TL은 지난달 26일 얼리 엑세스(미리 해보기) 시작과 함께 스팀 글로벌 최고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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