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시바, 첫 소신표명 연설 "한일 긴밀한 공조는 쌍방 이익에 매우 중요"

기사등록 2024/10/04 15:36:58 최종수정 2024/10/04 16:04:16

"납득과 공감 얻을 수 있는 정치" 실현 강조

"미일동맹이 기축…중국과 건설적·안정적 관계"

[도쿄=AP/뉴시스]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도쿄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연설하고 있다. 2024.10.04.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4일 한일 양국의 긴밀한 공조가 "쌍방의 이익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양국 관계 개선을 강화할 뜻을 밝혔다.

NHK, 니혼게이자이신문,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후 중·참 양원 본회의에서 처음으로 한 소신표명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소신표명 연설은 정권의 기본 방침과 목표, 정치 이념, 국가상 등을 국민에게 제시하는 자리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의 외교·안보 파트너로 미국 다음으로 한국을 꼽고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관해 이전보다 진전된 태도를 나타냈다는 평가가 일본언론에서 나온다.

이시바는 총리 취임 후 각국 정상과의 전화통화에서도 가장 먼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뒤 다음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를 가졌다.

아베 정권 이후 동지국에서는 쿼드(Quad) 회원국인 호주, 인도 등과의 연계가 중시됐었고, 한일 관계를 개선시킨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의 소신표명 연설에서도 한국을 언급한 것은 중국 다음이었다고 니혼게이자이가 지적했다.       

그는 외교안보정책에 관해 "미일동맹을 기축으로 우방과 동지국을 늘리고 외교력과 방위력을 균형 있게 강화해 일본의 평화, 지역의 안정을 실현하겠다"고 역설했다. 다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주장한 미일지위협정 개정이나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의 창설에 대해서는 소신표명 연설 내내 언급하지 않았다.

안보와 관련, 이시바 총리는 방위력의 기반이 되는 자위관의 처우 개선이 급선무라고 지적하고, 총리를 톱으로 하는 관계 각료 회의를 설치해 대응책을 시급하게 마련할 뜻을 표명했다.

이시바 총리는 대(對)중국 외교에서 "모든 레벨의 의사소통을 거듭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의 외교 노선은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계속 목표로 할 방침도 나타냈다.

중국과의 '전략적 호혜관계'는 '중일간에 가로놓인 역사문제를 사실상 유보하고, 환경·에너지 절약 분야나 인적 교류, 북한 문제 등 쌍방이 '과실'을 얻을 수 있는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해 양자관계를 강화하면서 격상시킨다는 게 이시바 총리의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가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소신표명 연설 서두에 정치자금 문제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는 "정치자금 문제로 잃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모든 사람에게 안심과 안전을 가져다주는 사회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자금 문제에 대해 "정치자금규정법 준수"는 언급했지만, 정당 거버넌스의 투명성을 높이는 '정당법 제정'이라는 지론은 봉인했다. 자민당 총재선거의 정책집에서는 '당강령의 제정, 당수 선거의 룰, 의사결정의 본연의 자세, 정당 지부수, 정당 조성금 사용처의 명확화, 후보자의 선정 방법등을 정한다'라고 공약했다.

이시바 총리는 정권 운영의 기둥으로서 ▲룰 ▲일본 ▲국민 ▲지방 ▲젊은이·여성의 기회 등 5가지를 지키겠다고 내걸었다.

그는 국민의 납득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하는 동시에, 안심·안전하고 풍요로운 일본을 재구축하겠다며, 지방창생을 위한 교부금 확대, 전임 대신(장관)을 둔 방재청 설치 등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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