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면 패러디, 화제의 메뉴 재현…흑백요리사의 파급력

기사등록 2024/10/07 07:13:15 최종수정 2024/10/07 07:25:09

흑백요리사 열풍에 셰프들도 국민적 유명인사로

출연 비하인드 스토리 소개 영상도 조회수 수백만

유튜브서 출연자 레스토랑 탐방기 콘텐츠 급증

수년전 방송 영상이 뒤늦게 알고리즘 타고 '역주행'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예능 '흑백요리사'가 장안의 화제다. 20명의 유명 셰프로 구성된 백수저와 '숨은 고수' 흑수저 80명이 진검승부를 벌이는 과정을 담은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10회가 진행되는 동안 수많은 화제를 양산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이제 흑백요리사 파급력은 넷플릭스 바깥으로 향하고 있다. 최현석, 최강록, 정지선, 여경래, 에드워드리 등 경연에 참가한 셰프들은 단숨에 유명 인사가 됐고, 이들이 운영하는 식당은 방문객이 몰려 예약이 불가능할 정도다. 시청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던 음식들이 식당 메뉴나 밀키트, 제품 형태로 출시된다는 소식이 이어진다.

유튜브와 같은 영상 플랫폼에서는 파생 콘텐츠도 홍수를 이루고 있다. 출연자들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리는 참가 후기 영상은 수십만회에서 수백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흥행 보증수표가 됐다. 이 밖에도 여러 크리에이터들이 경쟁적으로 흑백요리사와, 셰프, 요리 등을 소재로 2차 창작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봉골레에 마늘 안넣은 내가 XXX"…참가 후기에 관심 폭발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 참가자 최현석 셰프가 4일 심사위원 백종원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출전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고 있다.(출처 : 백종원 유튜브 채널) *재판매 및 DB 금지



흑백요리사 속 요리 대결이 엄청난 화제를 모으면서 참가자들이 직접 소개하는 비하인드 스토리도에도 관심이 폭발했다.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지금까지 세 편의 후기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는데 조회수는 각각 938만회, 596만회, 353만회를 기록 중이다. 평소 올리던 콘텐츠의 조회수가 수십만회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흑백요리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지난 4일 올린 영상에는 최현석 셰프가 출연해 결승 진출자를 가리는 미션에서 마늘을 빼놓고 봉골레를 요리한 사연을 소개했다.

최 셰프는 "그날은 귀신이 꼈다. 마늘을 가지고 왔다. 그런데 그 마늘을 빼놓은거다. XX놈이. 이탈리안 요리사인데 봉골레에 마늘 안 넣은 XX놈은 떨어져도 싸다."고 자책했다. 이에 백 대표는 "나도 미쳤나봐. 마늘이 빠진 봉골레 파스타를 먹고 그 점수를 준거다. 그 정도로 맛있었다. 마늘이 들어갔으면 아마 끝났을거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마늘이 빠진 봉골레는 백 대표에게 93점, 안성재 셰프에게 88점을 받았다. 참가자 중 2위를 기록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최 셰프는 백 대표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마늘이 들어간 봉골레를 다시 요리해 선보이기도 했다. 백 대표는 최 셰프의 봉골레를 시식한 뒤 "이거 했으면 통과했지. 진짜 맛있다."라고 감탄했다.

현재 흑백요리사 참가자 중 상당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여경래, 안유성, 정지선, 장호준, 선경 롱게스트, 급식대가, 철가방 요리사, 승우아빠, 은수저 등 출연 셰프들이 후기 영상을 올릴 때마다 시정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내고 있다.

초등학교 조리사로 15년간 근무하다 은퇴한 '급식대가(이미영)'의 경우 심사위원들도 놀란 요리 실력을 자랑해 화제가 됐다. 급식대가는 지난달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정년퇴직하던 날의 모습을 담은 첫 영상을 올렸는데, 1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출연자들은 각종 논란에 대해서도 직접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제16대 조리명장 안유성 셰프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새로 개설하고 지난 4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레스토랑 미션에서 탈락한 소감을 밝혔다.

안 셰프는 갑작스러운 룰 변경으로 팀이 바뀐 것에 대해 "팀원을 새로 구성해서 새벽에 새로 시장을 봐야 했다. 다른 팀에 비해 제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촉박했다"고 털어놨다. 다만 그는 "룰 부분에서는 서운한게 조금은 있지만 결과론적으로 보면 제가 시청자들에게 받은 사랑이 더 컸다. 이번 대회에서 얻은 것이 훨씬 더 많았다."고 덧붙였다.


◆레스토랑 방문 후기, 메뉴 재현 등 파생 콘텐츠 봇물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가 화제를 모으면서 출전 셰프들의 레스토랑을 방문한 후기 콘텐츠도 인기를 얻고 있다.(출처 : 입질의추억, 쿠캣매거진, 재슐랭가이드 유튜브 채널) *재판매 및 DB 금지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셰프들과 이들의 음식을 소재로 한 파생 콘텐츠들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출연자들이 단숨에 유명 인사로 떠오른 만큼 이들이 운영하거나 근무하는 레스토랑의 탐방기가 큰 인기를 얻는 모습이다. 출연자들이 운영하는 식당은 대부분 유명세를 탄 뒤 예약이 어렵거나 몇 시간을 기다려서 입장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 수고를 대신해 음식 맛을 간접 전달하는 것이다.

푸드 유튜버 텐(ten)은 6일 최현석 셰프의 '쵸이닷'을 방문한 영상을 올렸다. 이 레스토랑은 최 셰프가 흑백요리사 경연에서 만든 음식들을 코스 메뉴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 유튜버는 간장, 고추장, 된장을 사용한 '장트리오' 스테이크 메뉴에 대해 "무의 경우 뒷맛에서 쓴맛 같은게 나서 개인적으로는 안 맞았다. 스테이크는 된장의 맛이나 향은 거의 안 느껴지고, 그냥 굉장히 잘 구운 스테이크였다. 고추장 에스푸마는 굉장히 맛있었다. 처음에는 유자 같은 상큼한 맛이 느껴지고 그 다음에는 신맛과 매콤한 맛이 느껴진다. 매콤한 맛이 오래 입 안에 남는게 아니라 혀를 살짝 때리고 금방 흩어진다. 너무 무겁지 않아서 좋았다."고 평했다.

유튜버 텐은 6일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최현석 셰프의 레스토랑을 방문한 영상을 게시했다.(사진 : 텐 유튜브 영상) *재판매 및 DB 금지


몇 년 전 레스토랑을 방문한 영상도 흑백요리사 열풍에 맞물려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심사위원 안성재 셰프가 운영하는 한국 유일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모수'는 현재 운영이 잠시 중단된 상태인데, 과거 이 곳의 음식을 맛본 유튜버의 영상이 '역주행'하는 현상도 관찰된다.

수산물 전문 유튜버 '입질의 추억'은 지난해 3월 모수의 30만원대 디너 코스 체험기 영상을 올렸다. 그는 단새우, 전복 타코, 참깨 말차 두부, 도토리 국수, 우엉 타르트, 사워도우 아이스크림 등 시그니처 메뉴를 맛본 뒤 "평생에 한 번 경험하기 힘든 가격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날의 경험은 꽤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있을 것 같다. 가장 임팩트가 컸던 것은 전복 타코와 도토리 국수였다."고 언급했다. 이 영상에는 "흑백요리사 보고 왔다" "갑자기 이 영상이 알고리즘에 떴다" 등의 최신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 채널 '맛수령'의 흑백요리사 매뉴 재연 영상 *재판매 및 DB 금지


요리 유튜버들이 화제의 메뉴들을 재현해 맛을 소개하는 영상들을 속속 생산 중이다.

유튜버 맛수령은 최근 ▲히든천재의 알리오 올리오 ▲이영숙의 미소곰탕 ▲에드워드리의 묵은지 항정살 샐러드 ▲나폴리 맛피아의 밤 티라미수 등의 메뉴를 재현한 영상을 잇따라 업로드했다.

자세한 레시피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영상을 여러차례 관찰한 뒤 조리법을 추정해 음식을 만들고 어떤 맛인지 알려주는 방식이다. 그는 면을 완전히 익히지 않고 트레이에서 숙성한 뒤 요리해 화제가 된 알리오 올리오를 만든 뒤 "많은 파스타를 만들어보고 먹어봤지만 이런 식감은 처음이다. 면발이 살아 있다. 탱글탱글하면서도 쫄깃쫄깃한 식감이다."라고 소개했다.


◆'고기가 이븐하게 익지 않았어요'…밈 창작 홍수

유튜브 채널 'THATS SO KELVII'의 흑백요리사 리뷰 영상 *재판매 및 DB 금지


흑백요리사 출연자들의 명대사도 화제다. '고기가 이븐하게 익지 않았어요', '나야 들기름' 등 화제의 대사는 온라인 공간에서 일종의 밈(meme·유행 콘텐츠)처럼 소비되고 있다. 출연자들의 표정이나 말투를 이용해 새로운 상황극을 만드는 패러디 콘텐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배우 권혁수의 코미디 유튜브 채널 '권혁수 감성'은 최근 백종원, 안성재 등 출연자들의 성대모사를 기반으로 흑백요리사를 패러디한 '조직요리사' 영상을 올렸다. 개그맨 김해준도 안성재, 최강록 등 출연자들과 비슷하게 분장을 하고 나와 주요 장면을 재연하는 쇼츠 영상으로 주목을 받았다.


유튜브 채널 '김해준'의 흑백요리사 패러디 영상 *재판매 및 DB 금지




방송사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들도 흑백요리사 열풍을 맞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출연자들을 세상에 알린 마스터 셰프 코리아, 한식대접, 올리브 쇼, 냉장고를 부탁해 등 예전 요리 프로그램들이 조회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사들은 흑백요리사 출연자들의 방송분만 따로 편집하거나 과거 영상의 제목을 바꿔 새로 올리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에 탑승하는 모습이다.

흑백요리사는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4개국 1위를 포함해 총 28개국에서 톱 10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의 유튜버들도 흑백요리사가 회차를 거듭할 때마다 빠르게 리뷰 영상을 올리며 시청자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