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케이팝·먹방 등 한국 콘텐츠 홍보 창구로 활발
쇼츠 브랜드 홍보에도 한국 아티스트 BTS와 협업
'이세돌 대 알파고' 등 구글 AI 알리는 데도 韓이 역할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국민 동영상 플랫폼이 된 유튜브는 IT업계에서 '한국 문화 전도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문화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질 수 있던 데 '지구촌 서비스'이기도 한 유튜브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사이먼 칸 구글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부사장)은 지난달 30일 구글코리아 20주년 출범 기념으로 연 '구글 포 코리아 2024'에서 "한국은 구글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 시장"이라며 "지난 20년 동안 구글은 한국의 혁신과 창의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칸 부사장 말처럼 한국 유튜브 채널 시청 시간 30%는 해외 시청자에게서 나오고 있다. 한국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를 통해 신흥 한류 스타로 떠오르는 등 유튜브는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도 존재감을 알리는 홍보 필수 창구가 됐다.
◆싸이·BTS·블랙핑크·아기상어…K-컬처 확산, 유튜브 있어 가능했다
지금과 같은 케이팝 세계화의 서막은 싸이 '강남스타일'이다. '강남스타일' 인기를 설명하는 데 유튜브를 뺄 수 없다. 해외 인지도가 다른 한국 가수보다 낮았고 홍보나 마케팅도 없었는데도 유튜브에 올린 뮤직비디오가 곡 흥행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한국어 가요 사상 최초로 미국 빌보드 '핫100' 진입과 7주 연속 2위를 이끈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세계 최초로 유튜브 조회 수 10억회, 20억회를 달성했고 곡 발표 5년 후인 2017년까지도 조회수 1위 기록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도 유튜브가 케이팝 인기를 파악할 주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구독자 수 약 9490만명을 보유한 블랙핑크는 현재 전 세계 아티스트 채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도 한국 아티스트다. 방탄소년단(BTS)은 공식 채널 '방탄TV'를 운영하고 있는데 구독자 수가 7900만여명으로 남자 아티스트 채널 중에서는 1등이다.
유튜브 조회수 100억회를 최초로 달성한 영상, 현재 조회 수 1위인 영상도 한국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다. 더핑크퐁컴퍼니의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해외 어린이까지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했다.
먹는 모습만 찍는 방송을 뜻하는 '먹방'도 유튜브를 통해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해외에서도 한국 크리에이터들의 '먹방'을 소개하면서 발음을 그대로 차용한 'Mukbang'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지난 2021년 이 단어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돼 화제였다.
한국 콘텐츠 위력을 확인한 유튜브는 자사 서비스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 아티스트와 손잡았다. 2021년 7월 유튜브 숏폼(1분 이하 길이의 동영상) 브랜드 '쇼츠'를 알리기 위해 BTS '퍼미션 투 댄스'를 활용한 댄스 챌린지를 진행했다. 쇼츠 최초 챌린지다.
◆'인간 대 AI', 한국서 역사적인 바둑 대국으로 '알파고' 알린 구글
이처럼 구글 제품·서비스는 한국을 통해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이때 유튜브 뿐만 아니라 구글 인공지능(AI) 연구 기업을 알리는 데도 한국이 주요 역할을 했다.
딥마인드는 2016년 3월 한국에서 바둑 AI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대결을 진행했다. 당시 알파고에 3연패를 당한 이세돌은 4번째 대국에서 '신의 한 수'라고 평가받는 78번째 수를 두며 값진 승리를 따냈다.
전 세계 주요 언론은 수많은 대국을 학습한 알파고조차 생각지 못한 수를 둔 이세돌의 저력을 집중 보도했다. 딥마인드는 알파고 한계를 확인하면서도 이세돌의 한 수 덕분에 오히려 자사 AI 주목도를 더 끌어올리는 효과를 누렸다.
구글도 이세돌과 알파고와의 대결을 지난 20년간 한국 시장에서의 주요 발자취 중 하나로 강조했다. 미누 한다 구글 아시아태평양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은 구글 포 코리아 2024에서 이세돌에게 기념비적인 대국 의미를 담은 동판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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