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서 혐의 부인…"다양한 명목으로 들어온 기부금으로 공소"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지난 2020년 양부모의 학대와 방치로 숨진 '정인이'의 추모 공간을 만들겠다며 후원금을 받은 후 잠적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한 유튜버가 검찰 제기로 열린 항소심에서 나머지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이동식)의 심리로 2일 오전 진행된 기부금품법 혐의 항소심 2차 공판기일에서 정모(43)씨 측은 해당 혐의를 부인했다.
정씨 측은 재판 이후 "기부금법이라면 (해당) 행위에 대해 기부금이 들어와야 하는데 여러 행위와 관련해 (다양한 명목으로) 들어온 기부금을 갖고 검찰이 공소했다"고 설명했다.
유튜버인 정씨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9월께까지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정인이 추모 공간을 만든다며 후원금을 받은 뒤 이 중 일부를 식비, 숙박비 등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정씨가 추모 공간 조성 명목으로 받은 기부금은 총 1633만원으로, 이 중 정인이 갤러리를 설립하기 위한 기부금은 909만5000원으로 파악됐다.
그는 이 기부금을 개인 수입과 구별하지 않고 260만8000원 상당을 식비 등 개인적으로 소비했다는 혐의를 받았지만, 지난 3월 1심 법원은 "후원금을 모집하기 시작한 2021년 7월26일께 이미 정씨 계좌에 346만원 상당이 예치돼 있었다"며 횡령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아울러 1심 법원은 1년 이내에 1000만원 이상 기부금을 모집하려면 관할 관청에 신고해야 하는 기부금품법 제16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했다는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정씨가 정인이 사건으로 기부금을 모집하기 전에도 아동·동물 학대 근절, 정치·사회적 문제를 다룬 영상물을 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인이 갤러리 설립을 위해 송금받은 909만5000원 외 나머지도 같은 사업을 위해 모집한 기부금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지난 3월19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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