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마하나가 거주하는 동네 중심부는 공습으로 여러 건물이 무너졌고, 12명 이상이 숨졌다. 마하나는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시신을 수습하는 것을 도운 후, 그의 가족을 차에 태워 북쪽으로 이동했다.
마하나는 "마을 전체가 한꺼번에 떠났다"며 "아무도 남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스라엘군이 1일 레바논 국경을 넘어 지상전을 개시하자, 수십만 명의 레바논 국민들은 안전을 위해 수도 베이루트를 향한 필사적인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새벽 공습, 막힌 고속도로: 레바논 남부로부터의 필사적인 탈출'이란 제목의 기사를 게재해 "이스라엘의 최근 폭격으로 레바논 사람들이 베이루트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3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를 타격한 당시 네즈메 하산 파리스는 아이들을 위해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갑작스러운 폭발로 딸 옆에 있는 집 창문이 날아가자 세 자녀와 함께 마을을 빠져나왔다. 차가 없던 파리스 가족은 다른 차가 베이루트로 데려다주기 전까지 몇 시간 동안 걸었다고 한다.
수도를 향해 피란을 가던 이들은 파리스 가족만이 아니었다. 보통 90분이면 도착하는 길이었으나, 남부 지역에서의 탈출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며 교통 체증이 발생해, 베이루트에 도착하기까지 만 하루가 걸렸다고 한다.
남부에 거주하던 국민들은 이스라엘군 공습이 발생하기 전까지 경고를 받기 못했다고 말했고, 좁은 국경지대에서 시작된 폭격이 빠르게 전국으로 확대되는 것을 목격하고선 깜짝 놀랐다고 전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서둘러 집을 떠났고, 아이를 가진 어머니들은 우유와 기저귀도 남겨둔 채 피란길에 올랐다고 한다. 병자와 노인들도 필수 약품을 챙겨갈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탈출에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지난달 29일 피란민 규모가 1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이것은 레바논 인구(약 550만명)의 약 6분의 1 수준으로, 레바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강제 이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 인도적지원조정실(OCHA)은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닷새간 레바논에서 11만명 넘는 피란민이 발생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국경 지역에서 헤즈볼라를 겨냥한 제한적·국지적·표적화된 공격을 시작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스라엘군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한 것은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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