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전투기 진짜 크다!" 국군의날 시가행진에 시민들 환호

기사등록 2024/10/01 18:18:28 최종수정 2024/10/01 19:04:26

광화문광장 일대 군 5000명·장비 340대 행진

"윤석열 퇴진하라" 미신고 집회 해산시키기도

자주대공포 전차, 남태령에서 엔진 과열로 멈춰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 시가행진이 진행되고 있다. 2024.10.01.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와 아빠, 전투기 진짜 크다!"

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제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에는 시민과 관광객 수만명이 몰렸다.

이날 오후 오후 3시부터 5시 사이에는 숭례문과 광화문 일대 세종대로에서 시가행진이 진행됐다. 군 장병 5000여명과 천무·K-9자주포 등 83종 340여대의 장비가 참가했다.

시가행진 구간인 세종대로 숭례문부터 광화문 차로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양방향 통제됐다. 시민들은 인도를 빼곡히 매우고 태극기를 흔들며 탱크와 군인들을 반겼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 단위로 행사를 찾은 시민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아이에게 커스텀 군복이나 밀리터리 무늬의 후드티를 입히기도 했다. 본격적인 퍼레이드가 시작되자 부모님들은 아이를 목마 태우거나 높이 들어올렸다. 

오후 4시 전투기들이 편대비행을 시작하자 시민들은 휴대전화를 높이 들어올리고 연신 셔터를 눌렀다. 큰 굉음에 유모차에 타고 있던 아기가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 시가행진에서 기갑부대가 행진하고 있다. 2024.10.01. hwang@newsis.com
9살 아이와 함께 현장을 찾은 박모(41)씨는 "아이에게 좋은 구경이 될 것 같아서 가족이 다 같이 왔다"며 "공군으로 강원도 원주에서 군복무를 했는데 전투기를 보는 건 나도 20년 만이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탱크는 잘 안 보인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손자의 손을 잡고 온 권순모(68)씨는 "군인들이 얼마나 열심히 나라를 지키는지 그 대단함을 한 번 보여주고 싶어서 나왔다"며 손자를 향해 "너도 저런 군인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좌판대를 벌려 놓고 "태극기 3000원, 성조기 3000원! 두 개 같이 사면 5000원!"을 외치는 잡상인도 있었다. 한 외국인 관광객은 이를 유심히 지켜보다 태극기를 하나 사갔다.

다만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서 사고 불안을 자아내는 장면도 연출됐다. 현장에는 무장한 군 병력과 경찰이 배치됐지만 일방향 통행을 유도하는 등의 통제는 미흡했다.

퍼레이드 행렬의 끝인 경복궁역 앞에서는 차도가 통제된 가운데 사람들이 몰려 양방향 이동이 수월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정체, 밀림 현상이 발생해 길에서 넘어지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이순신 동상 앞에 설치된 표지석을 밟고 올라간 시민들 *재판매 및 DB 금지
이순신 동상 앞에 설치된 표지석을 밟고 올라가고, 거북선 모형물을 받친 좌대에 걸터 앉는 등 아쉬운 시민의식도 엿보였다.

행사 도중 진보단체 회원들이 서울도시건축관 옥상에서 "윤석열 퇴진하라"고 외치며 미신고 집회를 열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미신고 집회여서 해산하도록 했고, 따로 체포된 인원은 없다. 큰 소요사태라 할 만한 일은 없었다"고 전했다.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2년 연속 열린 것은 전두환 정권 이후 40년 만이다. 1984년 이후 대체로 5년에 한 번씩 열렸고, 문재인 정부에선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한편 이날 오후 3시에서 3시6분 사이 경기 과천시 남태령 정상 인근에서 단거리 자주대공포인 'K-30 비호' 복합장비 한 대가 고장으로 멈춰서는 헤프닝도 있었다.

원인은 엔진 과열로 추정된다. 뒤따르던 수리 인력이 투입돼 10~20분 후 다시 출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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