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북핵 인정 발언 두고 비판
"트럼프 목표도 비핵화…과정은 지켜봐야"
주한미군 철수 우려에 "트럼프 억제 중시"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3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트라이포럼이 개최한 한미일 3국 협력 관련 심포지엄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의 주장과 관련해 "위험한(dicey) 질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26일 공개된 AP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은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이 된 2006년 이후로 국제사회 관여가 없었다. 그 뒤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크게 확장됐다. 북한이 핵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계속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서로의 과거를 언급하지 않기로 하는 방향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보유 사실을 인정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라 국내외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북한과 대화 재개를 예고한 트럼프 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IAEA 사무총장 말이 맞고, 핵무기가 모두가 다뤄야 할 북한의 현실이라면 재래식 무기 군비통제 모델에 따라 핵무기를 줄이거나, 특정 종류의 핵무기만 가질수있도록하거나, 핵무기 숫자를 줄이거나 국제적인 조사를 허용하는 군축 대화를 해야하지 않겠느냐"며 "요점은 안전"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유사한 사례였다면서도 "하지만 만약 그러한 경로를 밟는다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인데, 그들이 아직 거기까지 갔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러한 일이 생긴다면 왜 한국이 억제를 위해 독자적인 핵무기를 가지려하지 않겠느냐, 왜 일본과의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문제를 제쳐두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러시아나 중국과 같은 방식으로 군비 통제를 하려한다면 왜 일본과 한국 등이 그 시점에 핵무기를 안 가지려고 하겠느냐"고 거듭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는 적극적인 북미대화를 예고하고 있음에도, 대북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간 과정은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트럼프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북한 비핵화 방침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어려운 문제"라며 북한은 중국이나 러시아와 달리 김정은 일가의 권력 유지가 목적이며 핵무기가 그 수단이라 설득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가 핵무기를 얻는 방식으로 핵이 확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트럼프 후보의) 목표는 비핵화라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지만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일을 보면되는데, 그는 한국 관여에 매우 적극적이었다"며 "그는 (북한과의 대화를)억제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화염과 분노', '로켓맨' 등 트럼프 후보의 과거 발언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추진 등 북한에 대한 억제 노력이 선행한 이후 대화가 진행됐다는 것인데, 대북 억제 기능을 하는 주한미군을 쉽사리 감축하거나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트럼프는 한국이 더 많은 돈(방위 분담금)을 내길 바랐다. 그러나 더 많은 방위분담금을 원하는 것은 동맹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며 "사실상 동맹이 작동하고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트럼프 후보가 재임시절 북미 대화 방법을 논의하면서 한국 여자프로골프(LPGA) 선수들을 보내야 한다고 농담했던 일화도 언급했다.
트럼프 후보는 한국이 여성들을 북한과의 협상에 보내야 한다고 말했고,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이 무슨 뜻이냐고 묻자 "한국 여자 골퍼들을 본적있느냐, 그들은 엄청나게 많은 대회에서 우승한다. 그들은 결코 퍼팅을 놓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킬러들이다. 한국 여성 골퍼들이 (협상에서) 김정은을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