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만이냐" 美, '조현병' 신약 허가…기대되는 이유는?

기사등록 2024/09/30 11:34:49 최종수정 2024/09/30 12:12:15

BMS 치료제 '코벤피', 미 FDA 허가

CMG제약, 올해 필름형 허가 도전

[서울=뉴시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BMS의 조현병 신약 '코벤피'를 허가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약 70년 만에 새로운 조현병 치료제를 허가하면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30일 글로벌제약사 BMS 및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FDA는 최근 BMS의 조현병 신약 ‘코벤피’(성분명 자노멜린·트로스피움, 개발명 KarXT)를 허가했다.

코벤피는 BMS가 올해 바이오기업 카루나 테라퓨틱스(이하 카루나)를 140억 달러(한화 약 18조원)에 인수하며 확보한 파이프라인으로, 인수 당시부터 기대를 받았던 신약후보 물질이다.

편집증, 망상, 환각 등의 증상을 보이는 조현병은 뇌의 특정 부위에서 중추신경계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과도하게 작용하거나, 뇌의 또 다른 부위에서 도파민의 작용이 부족해 음성증상을 유발하면 발생한다.

이에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을 쓰면 과도한 도파민의 작용을 억제시켜 효과를 나타낸다.

코벤피는 기존의 조현병 치료제가 도파민 수용체를 타깃한 것과 다르게 콜린성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최초의 항정신병 치료제다. 학습, 기억, 인지와 관련된 무스카린 수용체 M1과 M4에 선택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BMS에 따르면, 도파민 수용체와 비교해 M1 및 M4 수용체는 조현병의 긍정적 증상인 환각과 망상뿐만 아니라 감정 산출, 언어, 동기 부여 및 쾌락 감소와 같은 부정적인 증상에도 작용한다.

BMS 최고 의료책임자인 사밋 히라왓(Samit Hirawat)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약 2400만 명이 조현병을 앓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약 280만 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으나 미국 환자 중 치료를 받는 환자는 160만 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판 중인 정신분열증 치료제의 부작용 부담이 크기 때문인데, 이에 치료를 받는 환자 중 약 70%가 이러한 부작용 부담으로 인해 결국 약을 끊게 된다”고 덧붙였다.

조현병 치료제 부작용은 체중 증가, 운동 장애, 과도한 진정작용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코벤피 주요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및 변비 등으로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나타났다.

또 코벤피 승인은 코벤피와 위약(가짜약)을 비교한 3건의 임상시험 데이터와 최대 1년 동안 약물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조사한 2건의 장기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임상 3상 시험인 ‘EMERGENT-2 및 EMERGENT-3’에서 코벤피는 5주 차까지 양성 및 음성증후군 척도(PANSS) 총점 변화로 측정된 조현병 증상을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지난 4월 공개한 임상 3상 ‘EMERGENT-4’ 중간 결과에서도 44주차에 약 효과는 정점을 찍어 환자의 80% 이상에서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종료 시점에는 참가자 75% 이상에서 증상이 최소 30% 개선됐다.

하루 2번 복용해야 하는 코벤피는 내달 말 출시될 예정이며, 약값은 다른 조현병 치료제와 비슷한 1850달러(약 241만원)로 책정될 전망이다.

또 BMS는 코벤피를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알츠하이머 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지를 조사하는 후기 단계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2026년에 해당 연구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코벤피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질환에서도 적응증을 획득하면, 미국 매출이 약 30억 달러(약 4조원)에서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까지 기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CMG제약이 구강용해필름(ODF) 제형의 조현병 치료제인 ‘데핍조’(Depipzo)’로 올해 미국 품목 허가에 나선다.

데핍조는 기존 조현병 치료제 주성분인 아리피프라졸 제품으로, CMG제약은 아리피프라졸이 2022년 용도 허가가 만료되면서 이를 개량신약으로 허가받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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