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고려아연 갈등, 中에 넘어갈 수 있다는 두려움이 분쟁 부채질"

기사등록 2024/09/29 12:18:17
[서울=뉴시스] 서울 종로 고려아연 신사옥 전경. (사진=고려아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쟁을 부추기는 것은 회사가 언젠가 중국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두려움"이라고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는 이날 '중국에 대한 두려움으로 촉발된 2조 2300억원 규모의 인수 난투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의 광물 자원 지배에 대한 우려로 세계 최대 아연 제련소 인수 거래가 난항을 겪고 있다"며 최근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불거진 경영권 분쟁에 대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분쟁의 중심에는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와 회사의 독점 기술이 있다"며 "이는 중국과 독립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국에게 보석 같은 존재"라고 평가했다.

또 WSJ는 고려아연이 영풍과 손잡은 MBK파트너스를 기업사냥꾼으로 규정, 이들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잡는다면 회사의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돼 한국의 산업경쟁력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만약 MBK가 승리할 경우 고려아연의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수석 엔지니어들이 사퇴할 것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사모펀드인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더라도 그 지분을 중국에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같은 약속에도 불구하고 고려아연 측의 우려는 줄지 않고 있다고 WSJ는 평가했다.

WSJ은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에 대해 "고려아연을 둘러싼 분쟁은 중국에 기술이 이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글로벌 공급망의 거래가 어떻게 복잡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면서 그 분쟁 배경을 두고 중국의 전 세계 광물 시장 지배력 확대와 그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꼽았다. 실제 리서치·컨설팅 업체 우드 매켄지에 따르면 중국의 아연 제련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은 49%에 달한다.

고려아연은 세계 1위의 비철금속 제련 기업이다. 현재 고려아연은 영풍 측 장씨 일가가 1대 주주, 고려아연 측 최씨 일가가 2대 주주로 양측은 기존의 동업 관계를 청산,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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