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발생 702일…구청 4명·용산서 5명 재판
관할 지자체 책임자와 치안 책임자 첫 선고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이태원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희영(63) 서울 용산구청장과 이임재(54)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에 대한 1심 선고 재판이 30일 오후 열린다. 2022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약 2년 만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30일 오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는 박 구청장과 이 전 서장에 대한 선고를 각각 진행한다. 이 전 서장에 대한 선고 재판은 오후 2시에, 박 구청장에 대한 선고 재판은 오후 3시30분에 열린다.
참사 발생 702일 만에 이뤄지는, 참사 당시 이태원을 관할에 둔 기초자치단체 총괄 책임자와 치안 책임자에 대한 선고다.
박 구청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로 지난해 1월 기소됐다.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대규모 인파로 인한 사상 사고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안전관리계획을 세우지 않고, 상시 재난안전상황실을 적정히 운영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또 용산구청의 부적절한 대응을 은폐하기 위해 직원을 이용해 자신의 사고 현장 도착시각, 재난 대응 내용 등을 허위로 작성해 배포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도 있다.
박 구청장과 함께 기소된 최원준(60)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 유승재(58) 전 용산구 부구청장, 문인환 전 용산구 안전건설교통국장에 대한 선고도 이날 함께 내려진다.
이 가운데 최 과장은 참사 당일 낮부터 음주를 시작해 참사 사실을 인지한 뒤에도 그대로 귀가해 재난 대응 및 현장 수습 등 해야 할 직무를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15일 결심 공판에서 박 구청장에게는 징역 7년을, 최 전 과장에게는 징역 3년을, 유 전 부구청장과 문 전 국장에게는 각각 금고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전 서장 등 전 용산서 관계자 5명의 선고 재판도 이날 오후 2시에 열린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대규모 인파로 인한 사상 사고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사고 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고, 경비 기동대 배치와 도로통제 등 조치를 제때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로 지난해 1월 기소됐다.
또 이 같은 부실 대응을 은폐하기 위해 자신의 현장 도착 시각을 허위 기재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행사)와 국회 청문회에서 참사를 더 늦게 인지한 것처럼 증언하고 서울경찰청에 경비기동대 지원 요청을 지시했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위반죄)도 있다.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송병주(53)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 박모 전 112 상황팀장과 허위공문서작성및행사 혐의를 받는 정현우(54) 전 여성청소년과장과 최모 전 생활안전과 경위에 대한 선고도 이 전 서장 선고와 함께 내려진다.
송 전 실장은 참사 직전 압사 위험을 알리는 112 신고에도 차도로 쏟아져 나온 인파를 인도로 밀어올리는 등 적절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박 전 팀장은 인파 관련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정 전 과장은 참사 당시 이태원파출소 옥상에 있던 이 전 서장의 지시를 파출소 사무실에서 보고서를 작성 중이던 최 경위에게 전달해 허위 상황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행사)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22일 결심공판에서 이 전 서장에게는 징역 7년, 송 전 실장에게는 금고 5년, 박 전 팀장에게는 금고 2년6개월, 정 전 과장과 최 경위에게는 각각 징역 1년6개월과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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