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하락에 업황 비관론
"HBM 성장세 이어져"…삼성·SK, 호실적 기대
"HBM이 내년 반도체 업황 좌우"
양사가 실적 우상향을 지속하려면 올해 말과 내년에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가 분수령이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 검증) 통과가 중요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HBM에 대한 수요가 탄탄해 양사 모두 내년에도 호실적을 낼 수 있다고 전망한다.
28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2.38% 감소한 2.05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4월 16.67% 상승했지만 5~7월 3개월간 2.1달러를 유지하다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낸드플래시 제품 중 가장 판매 비율이 높은 트리플레벨셀 256Gb(기가비트)의 3분기 가격은 1.5달러로 전 분기보다 2.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논란이 된 모건스탠리 '반도체 고점론'은 이 같은 메모리 가격 하락세를 근거로 제기됐다.
반면 메모리 가격 하락은 일시적 현상이며 다시 상승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상반된 의견도 만만치 않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D램 업황은 HBM의 수요 강세 지속 여부 등에 의해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며, 내년 상반기 업황은 예상보다 견고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실적은 일반 메모리보다 HBM에 더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본다. 반도체 실적 전반이 HBM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HBM은 일반 D램보다 가격이 4~5배 더 비싼 고부가 제품인 데다 전체 D램에서의 비중도 계속 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D램 중 HBM 비중이 올해 16%에서 내년 28%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욜그룹은 HBM 시장 규모는 올해 141억 달러에서 2029년 377억 달러로 167% 커질 수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업계 3위 마이크론도 최근 내년 HBM 물량이 모두 완판됐다고 밝히며 HBM 수요 증가론에 힘을 싣는다.
SK하이닉스와 협력에 주력하는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의 5세대 최신 제품 'HBM3E 12단'까지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엔비디아는 HBM3E가 대거 필요한 AI 칩 '블랙웰 시리즈'의 생산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3E 12단 양산까지 시작하며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내년 HBM3E에서 고부가 제품인 HBM3E 12단의 비중이 40%까지 증가해 양사의 수익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빠른 시일 내에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통과가 늦어지거나 불발되면 수익성이 낮은 일반 D램 매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 또 엔비디아의 블랙웰이 AI 시장에서 얼마나 큰 성과를 내느냐도 또 다른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은 HBM 성과가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이라며 "신형 HBM의 성능 안정에도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jy5223@newsis.com